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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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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진 않아..


BY 올리브 2003-10-14

언니 ; '' 너 왜 집에 있냐.. 거기 안 가봐?'' 

나 ; '' 언니가 대신 가라 .. 내가 뭐 아냐? '' 

언니 ;  '' 니가 살 집에 왜 내가 가냐? '' 

나 ; '' 그거 언니가 골랐잖아.. 가서 참견하는거 나 잘 못하잖아.. 나 혼나기 싫어.. 

         언니가 알아서 해줘..'' 


언니 ; '' 니 참 웃긴다.. 그래서 어떻게 이살 가냐... 관심도 좀 갖고 그래라..'' 

나 ; '' 알았어.. 노력할께. '' 

입주전 사전검검일 이라고 통볼 받았는데 난 다 귀찮아서 관심 끄기로 했다.. 

지금 집도 넓고 살만 한데 언니가 그러면 안된다고 해서 이살 결정하고 나니깐 

맘이 급해지는게 내 적성에 맞질 않는다.. 

여기도 내 방 빼곤 치우고 살기도 벅찬데.. 

왜 사람들은 이런거에 집착하고 살아야 하나.. 

그냥 나 하고 싶은곳에서 나 하고싶은거 살도록 내버려두지.. 

오늘이 마지막이란거 확인하고 나니깐 좀 맘이 서글퍼졌다. 

잘 잤냐고 내가 물었고 나도 잘 잤다고 대답했다.. 아니 내가 물어봐 달라고 해서 

그렇게 대답했다..  생각보단 더 서글퍼졌다.. 

 

늘 준비해온 말들인데 새삼스레 정리해서 써내려가자니 길고 긴 기행문을 

써야하는 숙제같아서 맘이 무겁고 눈물이 자꾸 나왔다. 
아무도 없길 다행이지 또 잔소리 들을뻔 했다. 

이럴땐 혼자라는 사실이 다행이다.. 

담 달엔 좀 더 좋은일 생기길 바란다고 했던가? 

그래야지.. 그래야 하는데 ... 


걔 ; '' 너 지금 편하니? '' 

나 ; '' 넌 불편해? '' 

걔 ;  '' 아니 무지 편해. 근데 너 답답해서 나 만나는거 아냐? 난 괜찮은데.. 

          너 편한거 맞지? '' 

나 ; '' 나 너 편해..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나랑 같이 사는사람보다 

         니가 더 편해... 나 그 사람 어려워.. 하긴 니랑 안 지가 벌써 10년 하고도 

         5년이다..'' 

걔 ; '' 하긴 그렇다.. 근데 넌 하나도 안 변했다.. 나 못살게 구는것도 똑같구.. 

         니 손목두... 하나도 살이 안붙구.. 다아 똑같네.. 난 변한거 없니? '' 

나 ; '' 왜 안 변했냐.. 너 운동 좀 해라.. 키도 작은게 배는 뭐 믿고 그렇게 

         자꾸 나오는데? '' 

걔 ; '' 나 괜찮아.. 불편하지도 않구..''  
      '' 근데 너 노래 잘 부른다.. 전엔 잘 못 부르지 않았니? '' 

나 ; '' 아직도 노래 잘 못불러.. 근데 이번엔 니가 별루다..''  

      '' 너 이 남자꺼 좀 불러봐..'' 

일년에 한두번 만날까 말까 하다가 우연히 만났는데 서로가 많이 반가워했다.. 

잘 사냐고..  늘 그렇게 물어오는 걘 내가 불안해서라고 했다.. 

늘 부러질것 같아서 불안하구 늘 아플것같아서 불안하구.. 

하긴 예전에 나 아플때도 걔가 옆에 있었으니깐 .. 

울 엄만 무서워서 밖에서 대기하구.. 그런시간이 있었다.. 

서로에게 부담없이 가끔 서로 걱정해주고 사는것에 만족한다면서 수줍어하는 걜 

난 고맙다고 첨으로 사과했다.. 

걔 ; '' 너 답지 않게 뭐가 고맙냐..'' 

나 ; '' 그래도 고마운건 고마운거야..'' 

걔 ; '' 아픈데 없지? 

나 ; '' 좀 문제가 생겼는데 기다릴꺼야..'' 

걔 ; '' 힘들면 전화할께..'' 

나 ; '' 나 힘든사람한테 잘 못하는거 알잖아..'' 

걔 ; '' 너 행복하지? '' 

나 ; '' 드라마 대사같다.. 나 잘 몰라..'' 

걔 ; '' 너 나 이젠 밀어내지 말아라..'' 

나 ; '' 너 내 편인거 알아.. 아니깐 늘 그렇게 지금처럼 내 편 해라.. 

         나 그래줬음 좋겠어.'' 

걔 ; '' 알았어.. 이따가 저 음악 CD 사줄까? 거기 아직 문 안 닫았나? '' 

나 ; '' 야.. 안 사줘도 돼..''  
      '' 너 나 땜에 오늘 돈 많이 썼다 야.. 하긴 너 나보담 돈 많으니깐..'' 

걔 ; '' 너 이거 좋아하잖니... 그러니깐 사줄께..'' 

나 ; '' 오늘도 많이 고맙다..'' 

걔 ; '' 니가 이런말 하니깐 나 이상해..'' 

집에 오는길 자꾸 눈물이 났다.. 다리땜에가 아니라 걸을수가 없어서 땅만 

내려다 보는데 눈물이 똑똑 떨어졌다.... 

이담에 나 다시 태어나면 ... 
죽진 않아... 
근데 그렇게 살면 뭐하냐.. 

이담에 나 다시 태어나면 
그땐 내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사랑 나눠주고 살아야지... 

날 좋아하는 사람보담 내가 좋아는 사람 만나서 이쁘게 살아야지.. 

'' 나 없이 너 살수 있니? '' 

'' 죽진 않아.. 근데 그렇게 살아서 뭐하니? '' 

'' 그럼 됐어..'' 

'' 너 후회 안할 꺼지? '' 

이게 마지막 대사였던것 같다. 
근데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부질없었던 대사였음을 ... 어리석게도... 

우리 잘살자.. 니 알고 사는거 오늘까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 서로 나누지 말자.. 
내가 더 힘들어지니깐.. 아니 니가 더 힘들어지는거 나 다 아니깐 .. 

니가 늘 쭉 그렇게 잘 살아온것에 대해 내가 해줄 건 아무것도 없잖니... 

나 아무것도 못해.. 알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