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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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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모습에서 나를 만나다


BY 꿈꾸는 바다 2003-10-11

오늘 아침 등교길에 딸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어제 달을 보았냐구요
달이라...달을 보았지
투명하게 밝은 밤하늘에 추운듯 시리게 떠있는 하얀 구름들 사이로
달이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더구나
그게 몇시쯤이야,엄마
아마도 칼치 찌게를 만들까 싶어 호박을 사러갔다가 달을 보았으니
여덟시...여덟시 몇분...
엄마,난 여섯시 조금 넘어서 달을 보았는데 어뗐는줄 알아요
광안대교 아치 사이에 달이 걸려있었는데
그렇게 크고 둥근 달을 보고 있으려니까...마음이 마구 두근 거렸어요
그게 보통 달이 아니라 붉은 달 [red moom]이라 주위에 구름들과 어울려
그렇게 아름다운 달은 처음 보았다고....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그게 달이 아니라 석양이 아니더냐고
잘못 본게 아니냐고
아냐,달이었어 달의 왼쪽에 화성이 있어서니 [헷갈리네 화성의 왼쪽에 달이 있다했나 ㅎㅎ]
그건 달이었어
아마 어제가 음력으로 보름이었으니
달은 크고 둥글었으리
아이는 달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도록 아름다운 것을 보면서도 슬퍼질 수가 있는거로구나
다 감당해내지 못해서 서러워질 수 가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아마 학교가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교실이 높이 있다보니
우연히 창가에 서서 바라다 본 달이 무척이나 마음에 와 닿았던 모양입니다

창가에 서서 달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쓸쓸한 듯이 클로즈 업 되는 아이가 사라지고
하얀 칼라가 눈부신 교복을 입고
두갈래 머리를 단정하게 땋아내렸던 어느날의 내가 창가에 서서
교정의 바라다 보고 있는 모습이 다시 나타나네요
교실의 환경미화작업도 다 끝나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해질녁 그 어슴프레한 교정이 ....아이들이 다 돌아가고 난 뒤의 그 적막한 교정이
한없이 마음을 끌어당겼던 그날의 마ㅡ음이 내 마음을 노크하는 아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