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온종일 집안일이 무척 많았다
종류별로 분류된 빨래를 빨고 또 빨았다.
어쩌면 물로 씻고 있는 건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의 한 토막
인지도 모르겠다.
말라서 걷은 빨래는 스팀 다리미로 빳빳이 다렸다.
끝도 없어 보이던 다림질감도 한시간만에 끝이 났다.
정말로 내가 다리고 싶었던 건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비겁한 변명으로 때때로 옳지 않음을 알면서도 행하였던
크고 작은 실수들이 아니였나 싶다.
인생의 계단에서 내려가는 길은 존재하지 않는 줄 알았다.
다른이들을 내려다 볼 만큼 높은 곳에 있지는 않다.
그러나 열심히 살아가다 보노라면 원하는 것들을 하나씩
모두 가질 것이고 바라는 소망들도 다 이룰수 있다고 믿었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병마와 싸우는 가족과 친지들을 보면서
내가 혹 살면서 잘못한 것들은 없는지 수시로 나 자신에게
되묻게 된다.
연습없는 인생이기에 한번 잘못한 것을 씻어 버릴 수도
다리미로 반듯하게 다시 다릴 수도 없기에 길지 않은
인생길 정말 바르게 잘 살아야겠다는 책임을 느낀다.
행여 내 잘못으로 인하여 사랑하는 내 가족이 벌받는 일은
없어야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