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차..
여섯살, 26개월된 공주..
그리고.사회생활에 순풍을 단듯..사람과 일과 술로..하루하루..자신을 이루어나가는 남편.
그리고...나...한여자..두 아이의 엄마...한남자의 아내.
누구나..다 그렇듯..가끔씩..자아발견에 힘쓰고자 하는 내가
거울속에서 일그러진 미소로 나를 바라보고있다.
가을을 탄다고 해도 좋고
아이들 키우고
날마다 술로 하루를 마감하는 남편 바가지 긁는 일조차 무의미해져서
혹은...
갈수록 군살만 늘어나는 나 자신이 무책임해보여서,...라고 해도 좋다.
나는 밀려오는 해일을 바라보며
서있는 갑옷을 입은 여자같다...
내 안을 들여다보며 나를 사랑하면서 살아본적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남편 또한..그러겠지.
누굴 위해 열심히 일하고 술먹는지..알아야한다고..
끊임없이 원을 그리면서
술래잡기 하듯
가만히 서있어도
열심히 뛰어가도
잡히고 잡아도
내 앞에서 혹은 내 등뒤에서
서로의 뒤통수를 보면서
끝나지 않는 원을 그리고..
그러다..
한번쯤 뒤돌아보면
얼굴을 보고 손흔들어주는...
그런..결혼이라는...원...
매끈하게 동그랗던
구불구불 울퉁불퉁하던
아님..원이 아닌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는 원...그 안에서 살고 있는 것이리라..
손가락으로 작은 원을 쉼없이 그려본다.
뱅..뱅..뱅뱅..뱅뱅뱅...
오늘 하루는..열손가락 다 원을 그리면서
하루종일 뱅뱅뱅뱅....마음을 구슬려봐야할것 같다..
가을이 오는 길 언저리에서
미류나무 끝 흔들리는 바람에
나는...다시한번....
크고...큰....원을 그려본다...
갑옷을 입고...
배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