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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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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


BY 짱아찌 2003-10-10

이 시간,

 아이와 남편은 깊은 잠에 빠져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시간까지  더운 여름날의 목마름을  시원한 맥주 한병으로 날려버리는 사람들의 왁자지껄함이 골목길을 꽉 채우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버렸는지 그저 깜깜한 어둠만이 그곳을 대신하고 있다.

 가끔씩 지나가는 늦은 귀가를 재촉하는 택시들의 불빛만이 유리창을 흔들며 지나간다.

가을은 이렇게 시작하는 것일까....

낙엽은 한잎씩 떨어져 어디론가로 굴러가 버리고 심심치 않게 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던 사람들의 사라짐으로 가을은 시작되고 있었으니.....

나만 그것을 모르고 살아왔었나, 아니면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체 하고 있었는가...

  쓸쓸한 가을의 정체를 탄로내는것이 싫어서 그랬는지도 모르지.

 

이 시간, 모든 사람들이 잠들어 있어야할 이 시간,

가을낙엽의 외로움도, 그토록 좋아했던 고즈넉한 가을비도, 가을밤이 가져다 주는 정갈한 느낌의 낭만마저도 이제는 쓸쓸함으로만 다가온다 ......

마지막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듯한 울긋불긋함, 그뒤에는 초라한 갸날픔만이 존재한다.

거센 겨울을 힘들게 버텨내야 하는 험난한 세월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조금 더 시간이 지났다면  그것마저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하는 희망을 기리는 모습으로 생각되겠지만, 지금의 가을은 이도저도 아닌 중간단계이다.

지나온 여름의 아쉬움과 작별을 고하기도 전에 가을은 이미 우리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무엇인가 깔끔히 정리되지 않은 느낌,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는체 그 무엇을 찾아 헤메이는 그 느낌,

오늘 밤의 가을은 이렇게 깊어만 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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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