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가을하늘은 아침부터 바다를 생각나게 합니다.
어제도 바람한점없이 인심좋은 아줌마처럼 가을 날씨가 너무좋아 꼬물 꼬물 무엇을 할까? 저 햇빛과 높디높은 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어제밤에 못다한 잠 한소금 자려다가 툭툭 떨져버리곤, 다용도실로 달려가 묵은 참깨봉지 찾아 스텐다라에 쏫아붓곤 올해 구입한 한봉도 꺼내어 다라에 부었더니, 생각보다 많은양이더군요.
옆에있는 까만비닐봉지를 처다보니 구멍이 송송보입니다.
이일을 어째 ^^아까워라^^들깨 한대정도가 벌레가 생겼네요.
울 신랑 얼굴처다보며, 한소리듣겠다 생각하며 잔머리한번 굴려봤지요.
정우아빠 이거 벌레먹은건데,밭에다 골고루 뿌려요.
그럼 내년에 싹날거야 그때 뜯어먹게,
울 신랑 얼른 절 처다보며,이것이 싹나? 하며 어이없어 합니다.
"웅 들깨는 벌레먹어도 싹이나"
그런데, 이걸 다 뿌리라구, 살림을 어떻게 하는거야
궁시렁 거리더니, 무슨 참깨가 그리 많어?
"웅 올해 참깨값 비싼데, 이거면, 되겠네"
"욕심쟁이 나눠먹어야지, 혼자 먹으려니 벌레가 생기지"
미안하지만 참깨는 벌레 안생겼네요,
그 소리에 어이없어하며 나갑니다.
참나, 저보고 욕심쟁이랍니다.
지난해 집지을때 동네어른들이 양념하라며 갔다준것으로 그동안 먹고, 제가 산것은 언제 시간나면 참기름을 짜야지 했었는데, 그럴 시간이 주어지질 않아 지금것 남은것인데,
전 남아있는 참깨를 보며,올해 참깨가 흉작이어서 비싼대 잘됐다,생각했것만 울 신랑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욕심장이라고 하니, 남자와 여자의 견해차이인가 봅니다.
욕심쟁이라도 좋다, 참깨를 가지고나가 박박 씻어 배란다에 신문피고 널었습니다.
가을 햇살을 받은 참깨는 조금있다 나가보니 고실고실 마르고 있더군요.
한번 손으로 뒤집고있는 나의 뒷목이 따가울정도로 햇빛은 강하기만 합니다.
음^^밭에 공사한다고 베어놓은 감나무에 맛들지않은 단감이 좀 아까워 따다가 썰기시작합니다.
곳감처럼 마르면 좀 맛이 좋아지려나,기대감을 갖고,
어느새 베란다엔 참깨가, 햇빛 잘드는 거실에선 감이, 자기의 몸을 말리고 있습니다.
점심먹으러 들어온 울 신랑 그것을 보곤 밑에 따둔 대봉도 깎아 널면 좋겠다고 합니다.
그냥두면 홍시 안될까? 하는 나의 말에 힘들지 하면서 썰어두랍니다.
저녁무렵엔 마늘 한접따서 까기 시작했습니다.
반정도 깠을무렵 손이 아려오기에 오늘 마저 하려고 미루어두었습니다.
별것 아니지만 밖에서 마르고있는 참깨는 겨울내 우리의 식탁에서 고소한맛을 내줄것이고, 썰어놓은 감은 들어가며 나가며 아이들 입을 즐겁게 해주겠지요.
또한 마늘은 노오란 배추와 더불어 겨울동안 먹을 김장김치에 맛을 더해줄겁니다.
음^^인심좋은 가을햇살 덕분에, 저의 할일이 많이도 줄어든 하루였고 마음만큼은 부자가 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