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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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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생각


BY 시골아낙 2003-10-09

'듬뿍듬뿍 듬뿍새 논-에서 울고...'라는 이 노래가  가을밤에 마흔의 여자를 울립니다.

오늘밤  쉬이 잠들지 못하는 여자는 자꾸만 생을 다하지 못하고 가버린 오빠가 생각나서 눈물을 훔칩니다.

 

종갓집인 우리집은 아들이 없었다. 그 이유로 어머니의 시집살이란....

그렇지만 나에게는 두 살위인 사촌오빠가 있었다.

어릴때부터 영리하고 총명하여 학창시절까지 우등상과 교내의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쓴 우리가문의 재목감이라고나 할까..

 

사촌지간이었지만 한동네에서 살아 오빠는 참 우리를 많이 챙겨준 자상한 오빠였다.

고등학교시절 남고와 여고가 담 하나를 사이에두고있어서 오빠는 여학생들에게는 우상이나 다름없었다.

 

그렇지만 오빠는 어릴때부터의 기대와 주위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만심과 여린심성으로 인하여 다가오는 여자들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들게 생을 살다가 마흔 한 살이라는 아까운 나이에 한 줌의 재가되어 한려수도를 바라보는 산위에 흩뿌려졌습니다.

 

하얀연기가되어 훨훨 날아가는 오빠를 부르며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오빠의 삶을 저당잡힌 채 힘들게 살아가는  오빠가 바보같아 오빠를 멀리하고 보낸게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오빠!

오늘 밤 참 많이 오빠가 그립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보다 더 오빠가 보고싶은 그런 쓸쓸한 가을 밤 입니다.

이 못난 동생을 용서해 주겠죠?

 

오빠의 그 정겨운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도명"

불러도 지워지지않는 오빠의 이름 석자를 되뇌입니다.

편히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