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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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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쫒겨온 조카를 데리고 오면서-조카에게


BY alice 2003-10-07

난 오늘 네게 괞찮다고 먼저 말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않았단다. 다음에 또 실수를 할까봐서.

넌 지난주말 학교친구에게 폭탄 농담을 해서 교장선생님께 불려가서는 이유도 모르고 내게 전화했지. 교장선생님은 네가 무얼 잘못했는지 내게 얘기하고서야 너는 너의 실수를 알았지.

 

내가 너의 데릴러 학교에 갔을때 선생님들은 너를 학교에서 내보낼 수도 있을 만큼 너의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했지. 난 아무말도 못하고 잘못했다고만 했고. 그런 너를 두고 학교에서는 처분을 어떻게 할지 회의를 해야 한다고 하고.

 

집으로 오는 차안에서 넌 미안해 했지만 난 너를 많이 나무랗지. 네가 살고있는 나라는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할만큼 많은 충격을 겪었기 때문에 네 발언으로도 온 경찰이 출동할 수 있다고. 한국말처럼 농담으로 "너 죽어". "죽여준다", "폭탄이니" 이런 소리는 여기서 협박이 될수도 있다고.

 

그동안 너는 참 잘해왔어. 공부도 잘하고 그리고 얼마전에는 아르바이트까지 시작했잖아. 사회를 경험하고 싶다고. 난 부모님없이 지내는 네가 안스러웠지만 혹시나 잘못된 길로갈까 많은 주의를 주었지.

 

하지만 어린 네게 왜 부모님이 너를 이곳에서 공부하게 하는지,

왜 친구에게 농담으로라도 그런 말을 하면 안되는지,

그리고 학교에서 네게 가혹하리만큼 심하게 처벌을 해야하는지

난 설득력있게 설명한 것 같지 않다.

아마 너도 이해못했을 수도 있지

그저 당황스러웠겠지..

 

말이란 것이 언제나 과하게도 나오고

또 시기 적절하게 나오지 못하고

의미없는 말에서 오해를 불러오는데

 

아직까지도 이모는 말을 다스리지 못할때가 많은걸

하물며 네게는....

 

혼자크는 아이..

 

엄마, 아빠가 너의 큰 그늘이 되지 못하고

그림자같은 이모가 너의 그늘이 되기에는

너의 10대라는 나이가 너무 외럽게 느껴질건데

 

난 또 네게

커다란 굴레를 보여주는 역활을 하는구나

 

차라리

네게 명절날이나 생일에 선물이나 보내주는

그런 이모였으면

우리의 사이가 더 좋았지 않을까 싶다

널 아끼는 마음에서

힘께 시작한 생활은 우리의 사이를 더 멀게 떼어놓고 있으니

 

넌 혼자 많이 아파하고

매일 밤 혼자 커갈거란걸 알아

하지만 지켜보는 내 맘도 많이 아프단다

 

그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네가 성큼커버린 모습을 보고

칭찬하고 대견해만 할 것을 ...

 

고개숙인 네 모습을 보기가

미안하구나..

 

어려운 시간을 잘지내고

쑥 자라버린 네 키만큼이나

마음까지 자라야할텐데...

오늘도 이모는 미안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