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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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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무서워 --일편


BY 아리 2003-10-03

 

 예나 지금이나 신랑은 술이 떡이 되어 집으로 오기가 일쑤이다
지금이야 밤 열두시가 넘어서도 택시를 타고 오면 된다지만 ..
신혼 초 서울에 집을 얻기는 역부족이라
서울에서 좀 떨어진 퇴계원에 살 때이다 ..

신랑이 왔는데
택시가 집 앞에 떡 하니 서 있다

이름하여 신랑은 만취하여
거실에 댓 자로 누웠고
택시 운전사 아저씨는 택시 비로 무려 칠 만원이란 거금을 내라고 한다 띠용 @#@@

지금도 칠 만원이라면 큰돈인데 ..

그 당시 칠 만원은 정말로 한달 생활비에 육박하는 돈임에 틀림이 없다

이유인 즉은

신랑이 오면서 횡설수설  하여 여기 저기서 멈추어 섰고

토하기까지 해서 그 아저씨는 지금부터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거다

--그러니 밤새도록 벌어야하는 돈을 나더러 책임지라는 이유에서 ..

헉 ~~

85년 그 당시 신랑의 사무관 월급이 24만원이었던 것 같은데 ..

머리가 돌 지경으로 놀랄 일이다

어머님 병원 비로 막강한 돈이 들어가고 집안의 경제사정은 늘 마이너스

가 되고 있는데 ...

도데체 언제나 철이 들  건가 ...


일단 택시 아저씨에게는 사과를 하고

세차를 하시라고 배려를 하면서

차안을 살펴보니 아무 이상이 없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신랑이 토했다니

내가 시집올 때 사온 예쁜 쿠션까지 내어놓으며 이걸로

임시 방편 하시고 아저씨 하시는 일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라고 말씀을 드리는데

이러한 여분의 친절은

마치 내가 그 돈을 내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되셨는지

다 필요 없고 오직 돈을 내라는 재촉이 빗발친다

신랑은 늘 나에게 강조하는바

다른 사람에게 늘 겸손하고 친절하게 행동하라면서 --공직에 있는 신랑에게 누가 되지 않게--

자기는 이런 저지레를 하고 다니니 ..내참 ..


그 와중에 누워있는 신랑에게 의논을 하니

신랑은 ..

돈은 달라는 대로 다 내어주되 ..

대신 차 넘버를 확실히 적어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


아저씨는 당당히 번호를 적으라고 큰소리를 치시고

나는 ..군말 없이 그 아깝고 큰돈을 선선히 내어드렸다 ..


밤이 깊어지고

은근히 약이 오른 나는

신랑에게 종 주먹을 들이대며

"당신 말야 만약 그 돈 못 찾아오기만 해봐 ~~~"

은근히 채근을 하자

 

울 신랑 하는 말

"잊어버려 ..물론 내가 그 번호로 신고하면 그 아저씨는 아마 영업정지 먹고 무슨 벌이든 받겠지만 ..네가 만약 그 아내라고 가정을 해봐 ~~~"

그래 그렇게 남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 사람이

어찌 마누라 속썩는 건 못 더듬어 내는지

가슴으로 이해되는 일이지만

당장 ..내 눈앞에 돈이 오가는 일일뿐더라

그 큰돈을 도둑 맞은 듯한 배반감에 치를 떨 수밖에 ..

그래 잊어버리자 ...

잊어버려 왠수 같은 신랑 같으니 ..


다음날 아침 속을 삭히며 베란다에 화분에 물을 주는데

갑자기 누군가

"사모님 ~~"

하는 소리가 들린다 ..

헉 누가 사모님이래 ..

나가보니 어제의 그 택시 운전사 아저씨다

어제는' 아줌마  아줌마 '하던 사람이 웬 일로 갑자기

사모님으로 명칭이 바뀌었나 ..


일단 돈부터 받으시고

돈은 오 만원이었다

우리신랑이 타고 온 택시비에 시외요금 추가해서

아마 이 만원을 산정 했는지 ..#@%#

"저 밤새도록 일해서 이 돈 벌었어요

아저씨가 청와대 다니신다 면서 요 ..?"

헉 나는 청와대 ㅊ 도 말한 적이 없다 ..

당연히 청와대도 다니지 않고 ..

청와대는 안 다니지만

당시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기관에 다녔다

나는 맞벌이에 정신 없고

더구나 퇴근하기가 무섭게 혼자계신 시어머님을 모셔야 했기 때문에

그 동네 아줌마들을 만나는 법이 없었고

우리 신랑은 성격상 더욱 그런 실언을 할 리 만 무 다 ..

좌우간 내가 차 넘버를 적어 넣고 집으로 돌아온 즈음 이 시골동네의

그 누군가가 ..잘못 알고 그런 말을 흘린 모양이다

어쨌거나 아무런 노고 없이 5만원은 돌려 받았다 .

왜 였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