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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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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술장이 아줌마.


BY huh924 2000-10-26

어느해 여름날 오후 우리는 경기도 어느 산골마을을 방문할일이 있었다.흙먼지길을 한참달려 도착한곳은 옹기굽는 마을이었다.늦은저녁이라 밖에는 어느덧 어두움이 깔리고 있었다.몇대를 내려오며 살았는지 시커머케 그을은 가마며 몇채의 초가집들이 마치
몇백년전의 마을로 타임머신을 타고 되돌아온 느낌이었다.어둠속에서 몇명의 산도적같이 생긴 일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가마터를지나 주인이 안내한곳은 허리를 구부려야 들어갈수있는 허름한 초가집이다.인기척에 안에서 한아낙내가 나오는데 날씬한키에 옷차림이 그렇게 촌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어둠속에서나마 그녀의 웃는모습이 호감을주는 인상이었다.이산속에서 산도적들과 같이살기에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얼핏 지나갔다.우리는 마당에 깔려있는 멍석에 않으라고 하고는 어둑컴컴한 부엌으로 들어갔다.갑자기 너댓명의 사내들이 저녁식사 시간에 들어닥쳤는대도
그아낙은 조금도 당황하는 빛이 없었다.한30분정도 지났을가 그녀의 손에는 음식이 가득담긴 개다리밥상이 들려있었다.
우리앞에 내려 놓았을때 나는 조금 놀랐다. 밥상위에는 밥그릇외에 10가지가 넘는 반찬이 놓여있었다.된장찌게 계란부침외에 채소반찬인데 금방텃밭에서 뽑은듯 아직 풋냄새가 코를찌른다.
짧은시간에 주어진 재료없이 이렇게 많은반찬을 만들수있는 이아낙내는 분명히 요술장이다.나는 그녀의 얼굴을 다시한번 쳐다보았다.갑자기 들어닥친 손님을보고 당황하지도 않고 음식을 접대하는 그여인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지금도 남에집에서 음식을 먹을때는 그 요술장이 아줌마가 가끔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