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폭풍을 만나게 된다
그 폭풍의 위력이나 크기에 상관없이 만나게 되는 사람이나 그 대응력에 따라 폭풍은 ?贄틉欲킬?혹은 더 크게 소용돌이칠 수 있으리라..
난 평소에도 영화를 자주 즐기는 편이다
나름대로 없는 시간 쪼개어 보는 한편의 영화속에서 나 아닌 또다른 인생을 겪어보곤하는 재미가 제법이기에..
즈음엔 그래두, 주말심야가 있어 애써 누구의 도움받지 않고도 쉽게 보고싶은 영화를 볼수있어서 무척이나 기쁘다.
퍼펙트 스톰은 '덥다 덥다'소리가 무의식중에 튀어나올만큼 여름폭염이 절정을 이루던 날 것두, 매당 1,000원씩 웃돈을 얹어주고 본 꽤나 값비싼 영화였다.
솔직히 그다지 기대하고 본 영화는 아니었다. 그러나 영화속으로 조금씩 빠져들어가면서 '아, 이 영화는 단순히 폭풍이나 자연의 위력에 도전하는 인간의 용기와 투지만을 다룬 영화는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들 인간은 얼마나 우매하고 욕심이 많은지 도저히 지금가진것에 안주하고, 만족하지 못하는 거 같다..
폭풍이 올줄알면서도 만선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폭풍속으로 폭풍속으로 가까이가던 여섯남자들을 보면서, 안되는 줄 알면서도 어리석게 매달리는 우리들의 현 모습을 보는 거 같아 안타까웠다.
만선의 기쁨으로 귀항을 서두러던 그들, 새차도 사고, 연인이랑 함께 꾸릴 미래도 설계하고 각자의 부푼가슴으로 들뜬 그들앞에 선택의 순간이 오게된다..목숨걸고 폭풍속을 지나던가, 창고에서 ??어가는 고기/그것은 그들이 어쩌면 평생 다시 잡을 수 없는 현실의 꿈이었을까/마냥 바라다 보며, 안전하게 회항을 하던가...
나라면 어땠을까? 무얼 선택하고, 무얼 버릴수 있었을까?
결국 그들은 아마도 보통의 인간들이 그랬을것처럼 몇프로의 희박한 가능성에 모든것을 던지게 된다. 만약, 그들이 안전한 회항의 길을 택했다면, 비록 빈배로 돌아가, 다시 만선의 그날을 손꼽을 수 있는 버림의 의미, 용기가 있었다면, 한발짝 물러서 생각할 수 있었더라면...
사상초유의 거대한 폭풍속을 질주해나가는 그들..자연과의 외로운 고투를 벌이는 그 순간에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속으로 외쳤을 것이다.
나는 보았다..마지막 순간 그 어마어마한 파도와 폭풍속에서 모든 욕망과 꿈과, 집념과 애착의 끄나풀을 놓아버렸을때, 그리고 바다에 그저 온몸을 내맡긴대 표류하는 인간의 모습은 차라리 아름다웠다..이제까지 보지못한 너무도 평온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에게 바다는 더이상 두려움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나도, 우리도 모두 그런거겠지 지금 잡고 있는 욕심, 욕망, 아집, 애착을 놓아버릴 용기가 있다면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까? 순간적으로 닥치는 좌절과 고통앞에서도 좀은 처연히 일어설 용기가 생길것도 같다.
그러나, 우리는 또 그것땜에 살아가는지도 모를일이다.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럽 모든것이 수포가 되어버리고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 누구보다 강해보였던 선장이 조용히 그리고 애절하게 혼자 뱉던 말한마디가 너무나 기역에 남는다
'거의 성공할뻔 했는데...' 이 말, 우리가 살면서 수없이 되풀이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바비역을 맡은 마크 왈버그는 죽음에 앞서 바다속으로 한마리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유영해 나가면서 연인 크리스티나를 맘껏 그리워했고 이별없는 영원한 사랑을 꿈꾸며 바다와 하나가 되어가면서 사랑의 시를 읊조렸다.
"크리스티나, 당신을 사랑해
지금도 사랑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사랑해"
그는, 그들은 이제 무엇에나 자유로울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