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댁에 갔었어요.
자주가는곳이라 뭐 특별난것은 아니였지만,
요번에 시댁이 이사를 하고, 큰아주버님이 외국에서 잠깐 들어오셔서,
겸사겸사.... 식구들이 다 모였었어요.
근데, 묘하게 시댁작은어머님댁도 같은날 이사를했죠.
두분다 좋은날을 받아서 하는거였기에 좋은날은 다 같은가봐요.
먼저 아버님댁에 갔어요.
먼저번 집보다 나아졌기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번 올때마다 편해지겠구나가 제일 먼저든 생각이었죠.
주택이라 손볼곳도 많고, 지저분한곳도 많아, 덩치큰 내가 덤벼서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대충 청소를 해놓고, 저녁을 맛나게 회를 먹고, 기분 좋았습니다.
작은집 식구들이 집에 오셨어요.
커피를 내놓고, 다 모여봤쟈, 어른들은 열명도 채 안되기에,
하하호호 시끄럽지않게 좋았습니다.
작은집은 같은 동네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집구경차 오밤중에 건너가게 되었습니다.
입구부터 틀리더군요.
먼저번 살던 사람이 건축사라서 직접 집안을 다 수리를 다시 한상태여서
같은 평수라도 훨씬 넓고 분위기도 좋은 집이었습니다.
바닥마져 좋더군요.
근데, 제 기분은 그때부터 우울해졌어요.
속으로 눈물이 나더군요.
저도 결혼한지 10년의 반을 간신히 넘은 며느리입니다.
시집살이.
ㅎㅎㅎ 좀 했다해야 할까요. ㅋㅋㅋ
배가 만삭이 되어가지고도, 세탁기 옆에 나두고 시댁 어른들 속옷까지 손빨래했었는데,
지금도, 어머니 표정으로 눈치아닌 눈치를 보고 살죠.
근데, 작은어머님 집을 보고 맘이 아프더군요.
손하나 신경쓰지 않고도 깨끗한 집에 살수 있는 작은댁과,
이사를 가고도 손이 아프도록, 청소를 해야 하는 우리 어른들....
아직도 시댁에 가면, 볼일도 제대로 못보는 제가,
작은집 앉아 있는 한시간이 그리 즐겁지 못했던 이유가 뭘까요.
작은집에서 내려와서, 청소하시고 계시는 어머님을 볼때.....
제가 해도 되는 말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어른들 안쓰럽고........
그러니, 울 신랑도 불쌍하고 아주버님도 불쌍하더군요.
작은댁 형님은 어른들이 든든해서 박봉인 아주버님 월급에도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던.......
신랑과, 아주버님은 급합니다.
매일 생각이 많죠. 얼른 돈 벌어서 어른들 돌아가시기전에 호강시켜드려야 하는데....
그전에 그말을 들었을때는 역정을 조금 냈습니다.
어른들이 문제가 아니라, 지금 우리...... 우리 자식들을 더 생각하라고.....
속좁은 내가 얼마나 미안하던지....
내아빠를 5년전에 산에 묻고, 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던가요.
우리 불쌍한 아버지를 부르며, 얼마나 울었던가요.
근데, 또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철없는 며느리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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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냥,
오늘은 맑고 환한 이 하늘이 그리 달갑지는 않은데....
이 맑은 하늘처럼.
우리집의 미래도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