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그렇게도 많은 비가내리더니 이번가을에는 가로수의 잎이 빨리 퇴색되어가
는 것같다.
선선한 바람이 따가운 햇살을 사방 구석구석 날려보내고 50을 훌쩍 넘은 이 가슴에도
가득 담아 남겨주고 어디론가 가 버린다.
너무도 바쁘게 살아와 나를 돌아 볼 수 없었던 지난 날들, 아직도 끝나지는 않았지만
모처럼의 마음의 여유를 누리고파 님들의 글을 읽고 용기를 내어 적어봅니다.
일에 묻혀 주위를 돌아볼 겨를 없이 살다가 하나 뿐인 딸 시집 보내고 나니 이 가을이
왜 이렇게도 황량한지...
내 마음의 허허로움이 우울증으로 갈까 염려되어 마음에도 없는 수다도 떨어보고, 큰 웃
음으로 위장도 해보고, 때로는 나이를 잊고 10대 소녀마냥 감상에 젖어보기도 합니다.
아마도 나는 일에 묻혀 살아야 되나 봅니다.
인생은 그런 것이지....
내 몫의 삶에 충실하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나의 반쪽과 서로 위로 해가며
서로 이해하며 다독거리며 살아야 되나봅니다.
쓸쓸한 이 가을에 푸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