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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12

황진이란 술에 취해?


BY 들풀향기 2003-09-22

일찌기 우리 가족은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라 불리는 금남리와 유명산길을

향해 스피드 업을 시키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했다

 

높디높은 가을 하늘 그리고 둥실거리는 흰 뭉게구름들

어느 동화에서 나올법한 장면들이 마구마구 연출되는 가을날.....

 

어쩜 산도 저렇게 푸르고 멀리깨끗하게 보일까 하며 감탄사를 연발.....

 

강을 따라 연신 드라이브를 하는데 뒷좌석에 앉은 두 아들놈들

뭐가그리 불만인지 주둥이가 댓발은 나와 보인다

 

아무리 자연이 좋다고 한들 어린 녀석들의 눈에는 아마 게임들이 왔다갔다 할것이다

다 알지만 일요일이면 무작정 끌고 나와 보지만 오늘도 여전히 칭칭거리며

불만을 쏟아 놓는다

 

한숨을 쉰다

우린 언제쯤이면 분이기 안 잡치고 드리이브에 데이트를 할수 있을런지?

잡지책의 부록처럼 성가실때도 있다

 

그래도 어떡하겠수

협박 반 부탁반 해가면서 눈치를 보며 끝까지 놀아봤지

 

강 언저리를 돌다보니 퇴촌까지 갔다

강가에 작은주점이 보였다

내려가 원두막에 앉으니 강물과 거의 수평을 이루고 있어 좋았다

 

어렸을때 불어보았던 꽈리가 빨갛게 주렁주렁 열려있어 예뻤고 삼색의 코스모스가

가을 바람에 하늘거리고 하얗게 핀 갈대들이 부딛기는 소리가 참 좋다

 

우리는 도토리묵에 황진이(선인장열매 천년초)술을 홀짝 거리며 마셨다

캬~~~~~~~~~~오늘 술 받는다!

남편이 주는대로 받아 마시자 그냥 취해서 헬렐레.........

아이앞에서 이 무슨 추태냐구요

취했지만 기분은 매우좋습디다

남편도 신나서 맞장구 치고요

아이들은 들판을 뛰든지 논밭을 헤메며 잠자리를 잡든지 신경도 못쓰고

원두막에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했습니다

 

아~

더도 덜도 말고 오늘만 같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