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아이의 주변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있는 이 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38

너의 이름을 동그라미 안에 적는다


BY 카이 2003-09-22

인간의 내면에 숨어있는 창조력을 일깨우는 방법에 관한 책, 줄리아 카메론의 <아주 특별한 즐거움>을 읽는 중이다.  

어젯밤, 마음에 와닿은 글귀----

종이 한 장을 꺼내 원을 그린다. 원 안에는 당신이 지키고 싶은 것들과 당신에게 힘이 되는 사람들의 이름을, 원 밖에는 경계해야 할 사람들의 이름을 쓴다. 이 지도를 당신이 모닝 페이지를 하는 곳 가까이에 두고 이 지도를 이용해서 자율성을 지킨다. 그때 그때 덧붙여야 할 이름을 원 안팎에 적절하게 쓴다.

이 글귀를 읽는 즉시 나는 상상 속에서 원을 그려보았다. 그리고 원의 안팎에 이름을 적었다.

시어머님 - <동그라미 안>  어머니, 며느리 책읽는 것을 좋아하시고 아들이 책에 관심이 없는 것을 나무라신다. 아파트 청소, 텃밭가꾸기 등등으로 쉴 새 없이 몸을 놀리시면서도 내게는 "너 할 일 하라!"는 말씀으로 거들려고 내미는 손을 마다하신다.

남편 - <동그라미 안> 남편 역시 내가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서 자판 두드리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우리 방 컴퓨터는 텔레비젼 겸용이다. 따라서 텔레비젼을 보는 시간에는 컴퓨터를 결 수 없다. 텔레비젼을 보다가 내가 지루해하는 눈치면 나보고 컴퓨터를 하라고 한다. 어젯밤에는 <아주 특별한 즐거움>을 읽고 있노라니 텔레비젼을 끄고 컴퓨터로 고스톱을 친다. ^^  비록 가공할만한 술버릇으로 상처를 입히지만 이만하면 동그라미 안에 그 이름이 들어갈 자격이 있다.

아이 - <동그라미 안>이 사이트의 메인 화면을 보더니 나보고 공주란다. 공주가 뭐냐고 물었더니 공부하는 주부. 미쳐 보지 못했는데 메인 화연에 과연 그런 글귀가 있었다. 엄마가 책 보는 걸 어린 마음에도 좋게 여기고 있음이 분명하다. 건빵도 당현히 동그라미 안에 적었다.

친정 어머니 - <동그라미 안>지금이라도 어머니는 내가 자기 "적성에 맞는" 자기 할 일을 찾아 뭔가 나름대로의 일을 하기를 원하신다.

얼마전 내게 메일을 쓴 대학 선배 - 또 내게 메일을 보내왔다. 나 보기에 너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언젠가 네가 성공하면 문학부원 다 같이 모여 술 한 잔 하자고.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은 모두 동그라미 안에 적어넣었다. 그렇다면 동그라미 밖에는...... 동그라미 밖에는 오직 한 사람 내가 있었다!  나...나 밖에 없었다. 나 하고자 하는 일을 방해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무능력하다 여기는,  삶이 지루하고 견딜 수 없는 무엇으로만 느껴져 우울증에 수년간 시달린 나밖에 없었다.    

동그라미 밖에는 나밖에 없었다!

동그라미 밖에는 나밖에 없는 것이 어쩌면 다행이다. 나는 나와 싸워서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어쩌면 타인의 마음보다 자신의 마음을 바꾸기가 더 어려운 것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제 <아주 특별한 즐거움>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들을 조금씩 바꾸고 자신 있게 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