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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이 나말고 다 행복해 보이던 날


BY 바늘 2003-04-24

매일 순간 순간 압박감이 가슴을 조인다.

일을 하면서도 요즘 시시 때때 닥쳐올 일들을 생각하면 금방이라도 쓰러질듯 괴로움에 현기증이 난다.

길을 걷다가도 아니면 멈춰 선 버스 안에서도 부동산 쇼윈도우에 다닥 다닥 붙은 전월세 임대 매물에만 눈길이 멈추는데 근심과 걱정으로 쏟아지는 한숨은 깊은 우울로 나를 데려간다.

스스로 강인하게 어려움도 이겨 낼거라 자신하는데 사실은 그런 마음뒤로 혼자 헤쳐 나가야할 어려움에 떨고 있는 작은새의 움추림을 바라보게 된다.

1차에 유찰된 아파트가 이번에는 아마도...

정말 눈감고 한숨자고 나면 현실에 모든일이 꿈이기를 간절하게 빌어보지만 부질없는 바램이었다.

지난일은 모두 잊으라 하지만

그게 그리 말처럼 쉬운가?

퇴근길 아파트 슈퍼에 들러 남들이 볼까 눈치보며 소주 한병 가방에 넣고 빈집에 들어와 커다란 머그잔에 넘치게 부어놓고 코막으며 단숨에 마셔도 보고 그 취기에 금방 젖어들어 소리내어 엉엉 울어도 보았거늘 그게 무슨 도움이 되랴~~

부모 형제를 비롯 그누구 하나 현실에 도움도 안되고 그간에 힘들다 어렵다 손한번 내민적 없이 스스로 참 잘도 버텨왔었다.

어제는 갑자기 딸아이가 학교에서 건강검진을 하였는데 소변에서 혈뇨가 나왔다고 병원에 가서 재검을 해오라는 진단이 나왔기에 밤사이 얼마나 걱정이 되던지 이리 뒤척 저리 뒤척이다 날이 밝아오자 딸과 함께 병원에 갔었다.

다행히 그렇게 안좋은 상황은 아닌듯 싶지만 내일 모레 초음파 검진을 다시 한번 하려고 한다.

그래도 그만하기 다행이었다.

세상 사람이 나 말고 다 행복해 보이는 요즘이다.

모두다 말이다.

한동안 현실에 어느정도 체념과 아울러 마음의 평정을 이루었다고 생각했으나 정말 견디기 힘든 나날들이다.

방황속에 갈길을 잃은 현실의 내가 슬퍼 보인다

아주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