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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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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 2003-09-21

어려서부터 나에게 나는 없었다.

열 여섯 대가족에 오남매의 둘째

위로 언니 하나, 아래로 여동생 하나, 남동생 둘

그렇게 아들 아들 하던 세상

위로 보나 아래로 보나  딸이어서 가장 서러워야 했던 둘째??

 

모든것은

살림  밑천이라는 첫째딸 언니

그리고 딸 둘 낳은후 귀하게 얻은 남동생에게 밀려

그늘 아닌 그늘에서 내가 아닌 언니의 동생, 동생의 누나가 되어야 했었다.

 

나보다 작은 언니의 교복을 물려 입어야 했고

맛나는것은 남동생이 우선이어야 했다.

 

여름에는 뜨거운 햇살아래서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은 빨래터에서

호호 손 불어 가며 빨래하고

무거운 물동이 이어 나르며 컸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대 달동네에선 대부분의 어린이가 그렇게 컸을텐데

왜 유독 나만이 그렇게 힘들었다고 생각이 되는 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내 가족 내 울타리안에서만은

아늑한 쉼터가 아닌 몸서리 쳐지게 탈출 하고픈 그야말로 창살없는 감옥으로 생각이 되었던것이다.

 

수없이 가져야 했던갈등

가출

자살

.......

 

세월이 약이라고

적령기에 들어 성실한 남자 만나 결혼했지만

여전히 심적으로 겪어야하는 갈등은 무엇일까?

 

이제 중년이라는 이름으로 달리고 있는 나

이젠 '나'라는 이름으로 타인으로 인한  괴로움없이 조용히 살고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