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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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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수선화


BY 바늘 2000-12-19

겨울 가운데에서 지금 우리집 여기 저기 에는 꽃밭이 놓여져 있다.

우선 나의 화장대 거울 앞에는 꼬깔 모양의 투명 유리 화병에 노오란 소국과 소국의 노오란 빛과는 또 다른 노오란 아이리스가 함께 웃고있다.

거실 탁자위엔 프리지아가 소복하고 나의 일터(?)주방 창가엔 내가 이 아침 이야기 하고 싶은 수선화 한 줄기가 나의 기쁨이 되어주고 있다.

문득 수선화 이야기를 해보려 함은 요즈음 나의 맘이 너무도 어수선 하였고 그 어수선의 밑에는 건강의 적신호와 집안의 많은 일(집수리)에 너무 지쳐 있음에 수선화 한 줄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의 마음도 그 꽃을 노래 하는 순간 만큼은 순수...행복...

그 길로 돌아가서 정리 정돈 내지 온화 해짐을 기대 하기 때문일거다. 

나는 몇년 전 부터 성당 제대의 꽃꽂이 봉사를 하고 있다.

철 따라 많은 꽃들을 마주하면서 그 살아 숨쉬는 꽃이 손 끝에 와 닿는 느낌이 너무 좋고, 때로는 수많은 꽃들의 개성있는 향과 고운 빛깔을 지어낸 창조주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하며 환호도 보낸다.

그런데 지난주 난 처음으로 아주 하늘 거리는 그래서 애처러워 보였던 꽃을 만났다.

초록 갸냘픈 줄기에 너무나 청조한 꽃들을 올망 졸망 달고 있는 꽃...

수선화 ... 수선화... 수선화...


작은 꽃잎이 하얀 빛으로 여섯장, 그위로 노오란 속꽃이 달려있고, 같은 빛깔로 꽃술을 달고 있었다.

그러니까 수선화는 한송이 꽃이 아니라 한송이 꽃에 하얀 꽃과 노오란 작은 꽃이 함께 어울어져 붙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작은 꽃에서 풍겨나오는 향은 그동안 내가 그리 좋아하던 프리지아를 단번에 내칠 정도로 그윽한 향이 일품이었다.

그 수선화를 놓고 잠시 일하던 우리는(꽃꽂이 봉사자) 때 맞추워 오신 수녀님과 수선화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수녀님이 세상에서 또다른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셨을때 그러니까,수녀원으로 들어가게 되셨을때 어머니 께서는 모든 물품에 수선화 꽃을 곱게 수놓아 주셨다 하신다.

손수건에도 수선화, 입으실 속옷에도 수선화, 여기도 수선화 저기도 수선화 그 고운 꽃을 말이다.

그런데 그수선화는 수녀님의 추억이면서 옆에 있던 이레네아 자매님에게도 추억을 주었단다.

나의 친구인 이레네아(성당 세레명)는 연애 시절 늘 날아오는 편지지에 지금의 남편이 그림을 아주

잘 그리셔서 손수 수선화 꽃을 그려 사랑의 글과 함께 주었단다.

아 ~~수선화~

수녀님에게도 추억이었고 이레네아의 가슴에도 또 다른 추억을 주었던 수선화...

지금 그 수선화는 나의 하루를 아련한 모습으로,그윽한 향내로 다가와 즐거움이 되어 곁에 머물고 있다. 

수선화의 사랑에 밀려난 프리지아가 질투를 가득담고 나를
옆 눈으로 쳐다 보아도 나는 지금 수선화 사랑에 푸욱 빠져있다.

수선화... 수선화... 

수선화 사랑에 빠진 이순간 와~ 세월은 잘도 간다

두발 달린 자전거인양,네발달린 자동차 마냥,날개달린 비행기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