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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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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1)


BY 무늬 2000-07-13

상념(1)


가을날이 아니어도 눈물이 난다, 가을날이 아니어도 눈물이 난다.
퇴근시간 좌석버스에 몸을 맡긴 채 차창 밖 시선 가득히 물기가 머금어 올 때가 있다.
아침 조간신문을 읽어 내려가다가 어느 글 자락의 끄트머리에선가 박힌 머리를 가만히 들어올리고선 젖어든 수분을 애써 참아야 할 때가 있다.
다감한 눈빛의 낯선 사람과 짤막한 대화를 뒤로 다시금 주체할 수 없는 따뜻함을 느끼며 이미 젖어든 물기를 삼켜야만 하는 때가 있다.
아름다운 시어들이 가슴에 들어와 또 다른 물빛의 세계로 나를 초대할 때 흐르는 눈물에 감사할 때가 있다.
즐거이 웃다가도 강하게 나를 흔들어 대는 물 내음이 코끝을 자극할 때 나는 비로서 내가 살아 있음을 온 몸으로 느낄 수가 있다.
몸서리치게 살고 싶다. 몸서리치게 살고 싶다.
산 자의 내음을 가득가득 뿜으며 나 몸서리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