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이 한 달도 안남았어요!' 한 결혼정보업체가 29세 미혼 여성 2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 중 95%가 '서른을 앞두고 결혼 중압감 및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별다른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한 경우는 불과 5%.
100명중 약 5명정도만이 결혼 문제에 초연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중압감의 구체적 원인으로는 '주위 사람들이 결혼을 할 때 느끼는 동요감'(48.2%), '결혼은 하고싶은 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19%)가 거론됐다.
'부모님의 성화'도 빠지지 않아 10.3%라는 높은 비율로 3위에 올랐고,4위에는 '비전없이 나이만 먹는 것 같은 불안감'(8.7%)이 꼽혔다.
한편 이 결혼업체에서는 29세 미혼 여성들이 느낄 중압감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29세 여성이 회원으로 가입할 경우 회원 가입비를 '29%' 할인해주는 이색 이벤트도 진행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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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기사를 접하며.. 지난날을 술회하며 참으로 색다른 느낌을 가졌다...
나는 26세이던 지난해 5월 30일 남편 병규를 만나, 여전히 26세이던 지난해 9월 18일 동일인물과 석달반만에 초스피드로 결혼에 골인함으로써... 주위인물들 중에서 가장 단기간내에 거사를 치른 인물로 각인되었다.
병규와 결혼을 해서 내게 가장 좋은 일중에 두가지를 들자면..
첫째.. 이제는 그 지긋지긋한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쓰지 않다도 된다는 것과..
둘째...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티부이를 마음놓고 또보고 또 볼수 있다는 점이다..
내가 혼자보기에는 너무도 아까워서 만나는 친구들에게마다 보여주던 나의 주옥같은 자기소개서들을 들여다 본 친구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이렇게 솔직한 소개서를 던져 넣으면 어느 회사에서 너를 오라고 부르겠냐? 이게.. 어디 취직을 갈망하는 제정신 똑바로 박힌 인간의 소개서라고 할 수 있겠냐?"
이랬다...
이렇게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자필로 정성들여 쓴지 어언 몇 년..취직이 죽어라곤 안 되어, 내가 일본 유학에의 꿈을 소복 소복 심고 있던 어느날.. 엄마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고명딸이 되는일이라곤 없이 일이 안풀리자...카톨릭 신자로서의 신분을 잊은채 용하다는 어느 점집을 찾아갔다...
그리고 엄마는 거기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나에게는 관운이라곤 없어서 절대 취직을 하거나 돈을 벌 팔자가 못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엄청난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그 날부로 한결 마음에 평안을 찾았다.. 그 이유는 바로..점쟁이가 던져준 그 다음말 때문이었다...
하지만.. 나는 현모양처가 될 팔자라서 곧 남편을 자알 만나 호강하며 살게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엄마가 점집을 다녀오고 난 후, 그리고 그 점쟁이의 예언은 사실로 나타났다..
내가 남편 병규를 만난 것이다.그리고 그 인간을 내가 참으로 사랑하며.. 그리고 그 인간이 너무나도 착하고 미래도 어느정도 유망한지라.. 나는 스스럼없이 그를 평생의 반려로 삼아 내 운명을 맡길것을 만천하에 결의하기에 이르런 것이었다...
일이 그렇게 되자...
나는 바쁘게 움직여야 되었다..
내가 몇 안되는 친구들에게 나의 결혼소식을 전하고 들은 얘기는...
"또 장난친다.."
내지는...
"너 맞을래? 아니면.. 죽을래?"
등이었다...
그리고.. 예수의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의 손과 옆구리의 못이 박혔던 자리에 손을 넣어보고서야 부활하신 그분이 십자가에 달리신 그 예수였음을 믿었다는 성서의 내용처럼.. 그들도 나의 결혼식에 직접 와보고서야... 내 옆에 껌처럼 붙어있는 나의 신랑을 보고서야 나의 아줌마됨을 믿었다..
일이 이렇게 되고보니.. 나는 내가 언젠가는 당연히 들 줄 알았던 그 노처녀에 반열에 한 번도 끼어보지 못한채 아줌마가 되고 말았다..(ㅂ이 나이에 붙으면 그로부터 노처녀의 반열에 드는 것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스물 일곱.. 스물 여덟..) 어찌보면 참으로 섭섭한 일이지만.. 두고두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나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잠을 못 이루는 날들이 참으로 여러날이었더랬다.. 이제 그 말도 많았던 세계의 종말이 온다던 1999년 12월 31일이 지난지도 어언 일년이 다 되어간다..
내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노처녀 노총각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 다가온다.. 물론 그들 중에는 당당하고 의연하게 그 순간을 맞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들은 다 현재 애인이 있거나 애인을 언제라도 만들 수 있는 상당한 미모와 실력(?)을 갖춘 이들이다. 하지만.. 나의 주위사람들 중에서는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난날의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도 물론 많이 있다..
나는 26년간 애인은커녕 따라오는 남자가 하나 없어 애가 탔었다.. 그런 나를 보며.. 주위 친구들은...
"앞만보고 충실히 니 갈길을 가란 말야.. 그러다가 문득 옆을 돌아보면.. 거기에 너의 인연이 있어.."
라는 씨도 안 먹히는 말을 충고랍시고 해댔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며.. 웃기는 짬뽕이다..
지난날의 나와 같은 고민으로 밤을 새우는 많은 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인연을 찾기에 한치의 게으름도 있어서는 안되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