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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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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쓸쓸한 추석


BY 미금호 2003-09-14

올해도 변함없이 쓸쓸한 추석을 보냈다

어느새 시어머님 돌아가신지도 몇년이 흘렀다

그러니까 시어머님 살아 계실때 아니 제사까지 내가 모실때

둘째 이면서도 집안 대 소사를 내가 다했다

물론 명절이나 제사때마다 나혼자서 다했다

처음부터 시장봐서 다듬고 손질하고 요리까지

아니 우리 아이들과 했다는 말이 맞다

첫째 딸아이는 부침을 부치고 둘째딸아이는 꼬치끼우기 동그랑땡 만들기

셋째이며 우리집 장손인 아들은 산에가서 솔잎따오고 마당쓸고

그다음은 송편 쌀 빻아오고 다시 작은 누나 거들어 고치 같이 끼우고

송편도 만들고 ......

이렇게 명정마다 난 아이들을 부려 먹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젖가락 하나 날라다 주는 법없이 도와 주질 않았다

그렇게 난 골이 흔들이도록 집안 일이라면 죽을똥 살똥 모르고 했었다

물론 나의 남편은 내가 조금만 알아달라고 말할라치면

"생색낼려면 하지를 마..."정말 얼마나 미운지

확 걷어치우고 나오고 싶었지만 그것도 못하는 나는 바보였다

왜냐구? 겁이나서 찍소리도 못하고 질질 짜면서  눈물도 감추면서

성질나면 일을 더 잘 했다

어느해 인가 추석송편을 만들 때 였다

손에는 송편 가루가 범벅인데 시 어머니가 소변을 보신다고

나를 고래고래 불러대는것이다

아니 솔직히 자기 엄만데

오강갖다 옷내리고 앉히면 되는데 왜 궂이 나를 부르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결국  당시 초등5학년인  둘째 딸아이가 할머니 쉬ㅓ를 누켜 드려야 했다

내 남편은 이렇게 인정머리도 없고 효심도 없었다

 내심 내아들도 이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평소 아들 녀석한테 그랬다 "  아빠 닮으면 소박맞는다.내가 그 꼴을 어떻게 보냐

아들아!!?"

그렇게 중풍걸린 시어머니를 모시며 다 해도 나의 윗 동서

즉 형님은 나에게 말하길

"나는 하기싫어서 안하니깐 동서도 하기싫으면 하지마...."

세상에 이게 말인지 뭔지 내가 너무 힘들으니 함께 하자고 했더니 하는 말이다

그래서 난또 내가 무슨 천사인줄 알고

아니 인간의 기본 도리로서 나도 늙어가고 자식키우는데

그래서는 안되지 하면서 모든 굴레를 내가 짊어졌다

그러나 이런 마음을 남편이란 사람은 도리어 몰라주고

시집식구앞에서 나를 면박주기를 취미생활로 하는것 같았다

난 울기도 많이 울었다 친정어머니에게도 말을 못했다

그것은 내가 내 발등을 찍었기 때문에  그래 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살아내야 했다

특히 명절이면 나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

그래도 나의 아이들이 도와주고 잘 커주는 재미로 금새 잊어버리고

20년을 살아왔다

그 세월이 벌써 내 젊음과 함께 저 멀리 서서 나를 보며 웃는다

이젠 그 오랜 병으로 서로가 고생하던 어머님은 돌아가시고

모든 부담 던져버린 나도 초로의 기로에 섰다

그리고  그렇게도 힘들고 섫던 추석명절이 그리워 지는 것은 무엇일까

이모든것이 늙음의 증상들이 아닐까 ....

이 가슴시린 첨명한 가을하늘이 야속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