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끌시끌..그래도 어김없이 다가오는 우리네 한가위~~
여느때 같으면 한가위 만큼만 풍성하기를 기대하련만....요즘은 다들 그렇지가 못함이 마음이 아프네...
난 5남매의 맏며느리....연애할때야 눈에 뵈는게 없으니 맏이든 막내든 그것이 무슨 소용..
어영부영 살아온 12년..여든여덟의 시할머니와 시부모님 우리아들 딸 그리고 중심이 된 우리 부부...이렇게 7식구가 한집에 산다....이번 추석도 난 친정도 미룬채 오늘 까지 시누님들을 맞아 저녁먹여 보낸후 이렇게 컴앞에 앉아 이글을 쓰며 가슴이 아파온다, 다름아닌 89세가 되신 나의 시어머님의 친정어머님땜에....
외할머닌 딸셋낳고 아들을 추석담날에 유복자로 낳아 기르시면서 파란한 시절을 보내셨다 한다.....
그런 할머닌 지금 병들어 며느리에게 온갖 구박을 다 받으며 질긴 생명을 마지못해 연장해 나가신다...
가끔씩 엄니 대신해서 내가 할머님의 근황을 알아오곤 하는데 다녀 올때마다 맘이 아프다
세상에서 우린 하늘에서 그냥 떨어졌나 땅에서 솟았을까?
점점 험해지는 사회상을 보며 인간의로서의 근본과 도리가 땅에 떨어져 우리네 사회가 이모양이 아닐까 싶다.
마를때로 마르고 피멍이 군데 군데 흔적도 가시지 않은 할머니의 팔과무릎을 보며 아무리 근본이 곤두박질쳐도 이건 아니다 싶어.....
우리 시어머님은 44년을 아직도 시집살이로 큰소리 한번 못내시고 며느리인 내가 보는 데서도 시할머님께 구사리를 맞으시는데, 어찌 두모녀님의 인생은 그리도 고달픔의 연속인지...
내게도 친정부모가 계시고 나또한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지만, 쉬운일이 세상에 어디에 있으랴...완벽하진 안아도 마음만큼은 살날이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참고 따라야 하는거 아닐런지.......내겐 시어머님도 외할머님도 모두 불쌍한 노인네들...
딸은 엄마팔자를 많이 닮는다고들 하는데,,이런건 안닮았으면...
한집에 살다보면, 나도 시어머님이 못마땅할때가 있고, 짜증날때도 있지만, 같은 여자로서 불쌍한 삶을 살아오신 나의 어머님....이렇게 당신을 모시고 살 인연을 나누었으니 제 힘 닿는데까지 하늘의 부름 받으실때 까지 정성을 다해 모시겠다고 이 맘 넉넉한 한가위를 맞이하여 다짐해봅니다.... 부디 건강하시고....외할머님일랑 제가 당신대신해서 찾아뵐께요..
며늘님들...내 부모 생각해서라도 맘에 안들어도 시모님들 잘 모시자구요.....
부모님안에서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