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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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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보내기


BY 미국아줌마 2003-09-09

끈적거리던 여름 더위가 온데간데 없다

지루하게 내리던 비가

더위의 끝을 녹여버리기나 한듯이

서늘한 바람이 계절의 변화를 알리고있다

 

여름내 머리를 올리고 싶어했다

빨리 길어나지 않는 머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하루를 숨가쁘게 보냈다.

 

마치 나를 감싸고 돌고 있는 열기가

머리에서 오는 것처럼

불편하고 짐스러웠다

두 해전 둘째 아이를 낳던 여름처럼 ..

 

긴 머리가 내게 더위를 몰고온 것처럼 느꼈던 어느날

아이의 울음소리를 뒤로하고

미장원에 도착해서야 긴 한숨을 토해내며

긴 머리카락이 싹둑싹둑 잘려갈때

모든 것이 시원하게 풀릴거라 생각하며

아이의 울음소리도 잊고 긴 졸음에 빠졌다.

 

한여름의 꿈갖게 그렇게 두해가 가고

이제 숨이 덜차게 느껴질때도 됐는데..

난 머리를 길러보며 한여름을 보냈다.

긴머리에 포근한 겨울을 꿈꾸며

이제는 감길듯 다가오는 온기도 두렵지 않다고 확신하며

지루한 여름을 조금씩 길어나오는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쥐며 올렸다 내렸다

그렇게

여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