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적정 노인 기준 연령 높이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45

초겨울길목의 사색


BY 산아 2002-11-08


다소 춥고 약간은 바람이 부는 초겨울에 접어든 아침출근길..

차창밖으로 보이는 인도에는 은행잎이 시멘트 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떨어져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보니 출근하는 아침시간을 사색에 잠기게 해준다.

맑고 투명한 노란색이 아닌 도시의 공해에 찌들은 약간은
찍찍한 은행잎들이 어쩌면 같은 공간을 숨쉬고 있는 어줍짢은 우리들의
모습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도시와 적당히 융화되어서 조금은 퇴색되고
그러면서도 맑게 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우리들의 모습같기도 하여
나무에 몇잎남은 은행잎과 조금후면 쓰레기차에 실려질 은행잎이
안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나 태어난 곳이 버스가 하루에 몇번 3시간 간격으로 드나드는 시골이라
그런지 어쩌면 회색으로 결정지을수 있는 도시에서 20여년을 살아도
썩 정이 깊게 들지 않는다.

결혼후 도시라는 공간에 생활의 터전을 잡을 수밖에 없으면
산도 보이고 들도 보이고 밭도 보이는 곳에
살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여 도시에서도 외곽지로만 빠져
집을 장만하여 아침이면 아파트 뒷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마시고
저녁이면 약간은 어둠속으로 잠기는 산을 보면서
그나마 가을의 옷을 날마다 갈아입은 자연을 대할수 있어 행복하다.

또하나 다행이리면 다행인 것은 직장도 말이 도시이지
절반은 시골냄새가 풍겨 주위에 과수원이 있고
오늘아침까지도 줄기는 말랐지만
따지 않는 늙은 호박이 보이는 모습이 참 좋다.

자연을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운다
겨울에 들어서면서 떨구어내지 않으면 바람에 더욱더 심하게
흔들려서 잎을 떨구는 나무들을 보면서
우리의 마음도 비워내면 괴로워하고 흔들리지 않을텐데.......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열가지 복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린 가끔 우리가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만
크게 부풀려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것은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초겨울 길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