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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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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BY postmodern 2001-06-16

하루 하루 잘 살아내고 있다.
요즘 난 맛이 갔다.

머리가 우기면 가슴이 비웃고 마음이 인정하면 이번엔 또 머리가 비웃는다. 내 한 몸 평화롭기가 참으로 어지간하다.
이렇게 세월은 갈 것이다.

하루를 살면 하루 만큼의 허기가 쌓이고 이틀을 살면 그 만큼의 또 다른 허기가 뿌리를 내리는 나날이다.
어느날은 그 허기에 취하기도 하고 또 어느날은 마비가 오기도 한다.
그 허기를 사랑하기에 어느날은 도서관에 가서 하루에 한권씩 책을 삼키기도 하고 또 어느날은 고막이 터져라 음악을 귀구멍에 쳐넣고
다리가 아플 때까지 양재천을 걷다 오기도 한다.

그런 날 일수록 정신은 더 맑아진다.
독한 술 한잔이 그립다.
그러나 그냥 그리움으로 남겨 놓는다.
그래 세월은 또 이렇게 흘러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