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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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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쩜 오늘은 꽁치는 날이 되겠네..-


BY 박 라일락 2001-05-02

어제 그렇게 날씨가 사람을 피곤케 하더니

오늘 새벽부터 봄비가 주룩주룩 하염없이 내리고 있구먼..

새 날이 밝으려면 아직은 좀 있어야 하지만

새벽 바다는 뭐 땜 시 몹시 골이 나서 씩씩거리며 물결이 한없이 높게 일고 있네...

전화에 일기서비스를 받으니 동해안 전체가 새벽부터 폭풍주의보라고 하고.....

아~~~~어쩜 오늘은 꽁치는 날이 되겠네..

비는 아무리 많이 와도 바다 물결만 높지 않으면 우리에겐 휴식은 없는데...

오늘 만큼은 황금 수집에 아마 차질이 나겠구나..

오늘은 새벽 입찰 마치고 모처럼 대구의 벗들을 만나기 위해서 길 떠날 준비를 했는데.....

비가 하염없이 내리니 아마 계절의 여왕 5월을 맞이함에 축제 비인가....

어제는 내 작은 평수의 화단에 금잔화, 해바라기 모종을 했는데 단비를 만났으니 억수로 좋아하겠네.

허지만 갓 맺은 장미 봉우리가 비의 무게를 지탱치 못해서 고개 떨구었으니 가련하도다...

요즈음 바닷가에는 파도가 산더미처럼 높게 일면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파도에 밀려나오는 미역을 줍는 할머니들이시다..

어둠이 깔려서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평상시에 바늘귀에 실도 못 끼시는데

긴장대로 미역오리를 귀신같이 주어 오리시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거든...

때론 파도에 같이 빨려 들어 갈 것 같기도 하지만 아무 일도 없으니....

오늘 새벽에도 집 앞 해변가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열심히 미역을 걷어 올리시고 계심에,

또 다른 삶의 한 켠을 볼 수 있음에 넉넉한 마음을 가지리라....

한올 한올 걷어 올리신 미역을 말려서 푼돈 만드실 것이고,

아들 며느리 눈치 보지 않고 당신 손수 모으신 황금으로

도시로 공부하러 간 손자들 행여나 고향 오면 귀여운 고사리 손에 꼭 지어 주시리라...

새벽 어둠이 깔려 있는 안방 창 밖에는 5월 초순에 내리는 비는 끝이 안보이고...

그래도 이 뇨자 길 떠나는 그 순간만은 비가 걷혔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철이 들던 라일락의 덧 없는 욕심인가?......쩝.

아들 炫을 깨워서 새벽 일터에 행여나 객지 어선이 입항할지 모르니 대기 시켜 놓았고,

이 뇨자 모처럼 새벽에 *아 컴*님들을 만나니 어찌 기분이 이렇게도 좋을까...

하늘을 날아가는 환상의 날갯짓을 퍼덕이고 있는 것 같구먼....

뭐 사람 사는 게 별개인가...

이 작은 행운을 누리는 것도 나에겐 큰 행복이거늘,

더 도 덜 도 말고 언제나 작은 것에도 만족할 수 있는 이런 삶을 누리고 싶은데.....

"에세이 쓰는 방"의 님들이시여!

오늘 하루도 건강하시고 행복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