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52

나는 이런 시누가 되고 싶다.


BY 처미 2000-06-30


시어머니와 며느리, 시누와 며느리, 그리고 시어머니와 그의 딸.
엄마와 새언니, 딸과 새언니,그리고 엄마와 그의 딸...
이 세명의 여자들은 참 미묘한 관계에 놓여있는것 같다.
가까운 사이지만, 말로 표현하지 못할 무언가가 있는 그런 관계말이다.
하지만, 이 세명이 서로 잘 지내는 사람들이 분명이 있다. 물론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지만 말이다.

나는 한 집안의 며느리다. 몇년뒤쯤, 언젠가는 나도 시누가 될것이다.
친정에 다녀올때면, 우리 어머니는 두손이 모자랄만큼 잔뜩 손에 들려주신다.
동생이 결혼해서 며느리를 맞으면, 맘대로 싸주지도 못할거란 말씀을 하시면서..

어머니의 입장에서 딸과 며느리는 다를수 밖에 없을것이다.
누가 더 좋으냐 나쁘냐가 아닌, 맘이 더 가는 사람이 분명 있을것이다.
엄마와 딸은 얼마나 좋은 관계인지 나쁜관계인지를 장황한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그 말자체가 벌써 어떠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며느리는 편함과 친근함, 그리고 정으로 뭉쳐진 전혀 다른 환경의 '남'의 집에 오게된다.
내가 며느리가 되고보니, 시댁식구가 참 어렵게 느껴졌다.
나에게 식구들이 잘해주고 못해주고를 떠나,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아주 어린 조카들까지도 어렵게 느껴졌다.

그런면에서 딸은 며느리보다는 훨씬 맘편한 입장일거라 생각된다.
딸의 입장에서 '새언니'는 며느리의 입장에서 대하는 '시누'보다는 훨씬 대하기가 좋지 않을까?
이러한 딸이 적절한 역할을 한다면, 그 가족은 훨씬 더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딸 또한 거의 대부분은 며느리의 입장이 분명이 될것이다.
며느리자 딸의 입장이 다 될 수 있는 사람이 중재의 역할을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문제는 그렇지 못한 딸들이 있다는 것이다.
딸이니까, 엄마를 잘 이해할 수 있을것이고, 또 며느리와는 같은 젊은 세대니까, 공감이 갈 수 있을것 같다.
서로의 입장이 되어 생각한다는거...
참 어려운 일이지만, 적어도 한술 더 거들어 부풀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그런 시누가 되고 싶다.
엄마가 무엇때문에 섭섭해 하는가를 새언니에게 살짝 귀뜸해 줄 수 있는 시누.
새언니의 편에서서 잘못을 감싸안아 줄 수 있는 시누.
가끔은,같이 엄마의 흉도 볼 수 있는 시누.
새언니와, 함께 하는 일이 종종 있는 시누.
그런 시누가 되고 싶다.

시누많은 집에 시집가기를 두려워 하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