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향!!!
나는 이제야 내 친구의 흔적을 느끼려 이 싸이트를 들렀습니다.
지난글보기를 치고 글쓴이를 두둘기면서 또한번 울었습니다.
내 앞에 나타난 그의 글 하나 하나가 모두 아픔으로 전율합니다.
처음엔 친구의 글만 정신없이 읽었습니다. 오늘은 그가 응답한 이들의 글까지 읽고 있습니다.
일주일전쯤 통화했습니다. 남편일을 돕느라 늘 사무실을 지켜야 하는 그는 언제나처럼 그리움을 가득 담아 반색했습니다. 정말이지 언제나 그럴줄 알았기에 난 바쁘다는 핑계로 애써 그를 챙기지도 않았습니다. 헌데 일주일후 난 그의 영정앞에 놓을 하얀 국화꽃을 손에 들어야만 했습니다. 그 색깔이 너무도 희고 희어서 서러웠습니다.
어쩌다 찾아간 나를 그는 가슴 활짝열어 반겨주었습니다. 그동안 읽은 책이야기하며 틈틈히 써 놓은 글을 수줍게 꺼내놓았습니다.진솔한 마음을 잔잔하게 써내려가는 그의 글은 그의 영혼만큼이나 맑았습니다. 이 곳에 올려놓은 복례(2)를 비롯해 아리영자 등 그의 유년시절의 이야기는 곧 나의 유년이기도 하기에 너무도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뿌우연 안개속같은 추억들을 그는 참으로 사진을 대하듯 영롱하게 기억해 내고 있었습니다. 이제 그는 나의 추억까지도 가져갔습니다. 한마디 말도 없이 말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어렵게 시간을 내어 대야산을 갔습니다. 나는 평소에 그가 야생화에 관심이 많음을 알고 김태정님의 "쉽게찾는우리꽃'을 들고 갔습니다. 그는 돌틈에 핀 야생화하나에 탄성을 질렀습니다. 하얀갈대숲에서 사진도 박았습니다. 우리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며 그림과 실제를 비교하느라 산을 헤메었습니다. 그러다 그는 여윈어깨에 메었던 베낭을 풀고 호박즙을 건네면서 가쁜숨을 몰아쉬곤 했습니다. 아 이제 생각하니 그는 유난히 산속깊이 흘러내리는 맑은물을 ?ダ獵摸?내를 건널때마다 마셔댔습니다. 정말 그의 말대로 그곳의 물맛은 일품이었습니다. 이제 그런 그의 모습을 다시는 볼수 없게 되었습니다.
들꽃을 좋아하던 그는 얼마전 지어놓은 그의 아담한 집을 뒤로하고 마을저편 양지바른 언덕에 뭍혔습니다. 그의 집을 한번도 가 본일이 없건만 나는 먼 발치에서도 한눈에 알 수 있었습니다 그가 자란 옛집만큼은 아니지만 듬성듬성 측백나무울타리안에는 분명 소박한 꽃들이 피어날 것입니다. 언제나 여행을 꿈꾸던 그가 이제는 거칠것이 없으니 좋겠다고 눈흘겨 봅니다.
문밖에 신문 던지는 소리에 놀라 시계를 보니 6시가 다 되었습니다. 이제 아이를 깨워야 할 시간입니다.
남은자들의 슬픔은 세월이 가면 엷어지게 마련입니다.
그것이 참으로 마음 아픕니다
아컴에 많은 지인들이 나의 친구를 기억한다면 같이 기도해 주십시요
사랑하는 친구여 고히 잠드소서!!!!
내 사랑하는 친구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