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 휴가는 벼르고 별렀던 휴양림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손가락이 부르트도록
전화기를 붙들고 씨름한 끝에 여름 끝물인 8/10-12일 집다리골 휴양림에 방을 예약했다.
일요일 아침에 일찍 출발한다 하다가 꾸무덕 거리는 식구들 덕에 춘천까지 밀려밀려 세월아 네월아 하며 도착해서는 이왕 늦은거 그냥 지나칠수 없다며 소양댐 근처의 닭갈비집에 가서 점심을 거하게 먹었다.
10여년전에 가서 줄서서 먹엇던 집을 기억을 더듬어 찾아가서 맛있게 먹고 2시가 다된 시간에까지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며 과연 잘하는 집인가 보다 했지만 맛의 차이는 나는 잘 모르겠다.
3시경에 휴양림에 도착해서 방을 잡고 계곡에 가 보았더니 예전에 보았던 그 계곡이 여전히 차거운 물살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었다. 발만 담궈도 뼈속까지 스미는 찬기가 지금이 여름인가를 잊게 해준다.
에전에는 보이지 않던 집들도 많이 들어섰고 변화된 환경을 구경 하느라 여기저기 기웃 거리다 보니 저녁시간, 간단히 먹는다는 계획과는 달리 거하게 먹고나니 한두방울씩 빗방울이 띠낀다 오늘 저녁은 이걸로 땡이군...
8시. 한창 무엇인가를 해야될, 하고 있을시간에 아무것도 할게 없다. T.V 도 컴퓨터도 없다. 덩그라니 방안에 마주앉은 우리가족은 뭘해야 하나 멀뚱멀뚱... 고스톱을 칠수도 없구, 뭐 강제로 얘기하자기도 그렇구, 밍그적 거리기를 한시간여, 이럴바에는 일찍자고 내일 아침에 날이 개면 열심히 놀자 라며 잠을 청하려 하는데...
아까부터 방바닥이 뜨거워 지더니 절절 끌어서 잠을 못자겟다. 비도 오고 하니까 불 때다가 멈추겠지 하는데 도무지 식지않는 방바닥. 그곳만 공동 난방이라나 뭐라나, 하긴 난방 없는집도 잇고 텐트치고 자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가 참아야지 하면서 문을 열고 자기로 했으나 아침까지 제대로 잔사람이 없단다 ㅠ.ㅠ
다음날 날이 개어서 계곡에 돗자리를 펴고 한여름낮의 피서를 제대로 즐겻다. 버너에 코펠을 들고 라면을 끓여 먹어가면서 야유회 기분도 내고 계곡의 물속에서 뼛속까지 으스스해지는 기분을 만끽 했다.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먹구 싸구 먹구 싸구 하다보니 하루해가 다 간다. 매일 이렇게 놀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하다보니 또다시 적막한 저녁후 시간... 그래도 날씨라도 좋으니 산보라도 하자며 어스름한 불빛에 체조를 하고 들어온다.
역시 강원도 계곡의 밤은 춥다. 어제는 너무 뜨거웠으니 오늘은 적당히 해 주겟지 하고 온수를 기다리며 이제나 저제나 하지만 불 때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구내전화로 방에 불 안때주냐니가 지금 생각중이란다. 그리고 그밤, 새벽까지 어추워 어추워 하면서 내내 뒤척였다.
언제 전화받은 녀석의 생각이 실행에 옮겨지는지 궁금해 하면서...
덕분에 늦잠을 자고 계곡에 내려가보니 이미 명당은 다 빼앗긴 상태. 열받아 올라와서 전화를 해서 따졋더니 덥다구 하는 사람들 때문에 불을 못 땠다나 뭐래나.. 그럼 우리는 얼어죽어도 좋냐구 하니까 개별난방되는 방으로 바꿔 준단다. 짐 싸서 옮기는게 좀 귀 찮지만 오늘밤 또 냉방에 자면서 어추워 어추워 하는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에 이사.
전기온돌 판넬이라 스위치만 올리면 그야말로 방이 저글저글 끓는다. 다행이다 일단 젖은 옷가지와 수건을 바닥에 널어두고 또다시 계곡으로. 명당자리는 빼앗겼지만 또다른 비경을 찾아서 또다시 하루해가 저문다.
적당한 온도로 잠을 청하니 다음날 아침에 피곤이 가시는듯 하다 더운물에 샤워를 하고 방비워줄 준비를 한다. 언제 다시올지 모르는 계곡에 다시가서 사진 몇방을 찍고나니 10시가 넘어간다. 찜통방, 냉방, 적당한 방에서 3박을 하고나니 일주일은 보낸것 같은 생각도 든다.
조금은 아쉬움을 남겨두고 와야 다음에 다시 찾는다는데 우리아들은 다시찾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단다. 잠자리 문제때문에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친절한 대우를 받은것으로 기억된다. 부족한 주차장 대문에 노견에 무질서한 주차문제는 잇었지만 쓰레기 처리를 잘 하고 있었고 화장실 관리를 잘 하는건 예나 지금이나 맘에 든다.
계곡을 즐겨 찾는분들에게는 꼭 한번 권해 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자세한 정보는 '집다리골휴양림' 이라고 하면 살펴볼수 있을겁니다.
보너스 : 참빗살나무 산막 바로 밑에 계곡입구에서 왼쪽 큰바위를 타고 내려가면 쉽게 볼수 없는 폭포가 있습니다. 그 폭포 맞으러 가는곳이 물이 깊어서 수영을 잘 하거나 튜부가 잇어야 가겟지만 한번 가서 폭포를 맞아보면 '음 이맛이야!'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