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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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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에게


BY 미금호 2003-08-13

상희母에게

어느듯 가을이 오고 있구나.

엊그제 우리들의 만남을 뒤로하고 보니, 또 왜이리도 미련이 남을까....

우리동네 상암동을 내려다본  하늘공원에서의 즐거운 데이트

하지만 멋지고 새로운 모습을 자랑하듯 뻔뻔스럽게 서있는 아파트를 보니

설레임보다는 화가나고

실향의 아픔이  인위적으로 다듬어진 공원밑에서  절규하는듯하여

가슴이 막혀오더라.

남들은 몰라도 우린 알잖아...

저~ 밑바닥에 깔려있는 지난날의  애환과 향수를 .

내 젊은날이 ... 우리들의 삼십대가 아름다웠고

내 아이들의 유년시절의 웃음소리가 묻어있느곳, 상암동 난지도.

난지천 공원을 거니며 

여기가 미소 어린이집, 왼쪽은 반석교회, 다음 블럭엔 세탁소와 파출소.

그 맞은편엔 200원짜리 목욕탕,  우리 주민들은  이목욕탕의 특별한 혜택을 누렸었지.

하지만 이 월드컵 공원의 겉그림을 걷어낸

우리들만이 공유할수 있는 추억만이  너와 내 가슴과 머리의 한쪽켠에

각인되어 있을뿐...

세월과 변화속으로  흡수되어  흔적마저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라네.

그저 하늘공원길 에서 싸릿나무의 추억을 얘기하던 주변은 그대로여서

약간의 기억저편을 더듬는데 도움이 되더라만은 .....

그리고 송전탑과 삼동 소년촌, 구세군, 여우고개, 넘마을에 들어선

고층의 아파트를 보니  어색한 가운데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지.

  그렇게 우리 네 아지매들  이심전심 같은 마음으로 거닐던 하늘공원과

난지천 공원 ,, 그리고 실개천이 되어버린 샛강줄기 ..

아직도 떠나지 못하고 우리들을 반기듯이 날아오르던

한쌍의 아니 어쩜 母子 지간같은 재두루미 ...

이 모든것이 예전으로 돌아온듯해서  얼마나 가슴이 벅차오르던지

사실 우리 넷, 상암동을 떠나온 이후로 처음으로 뭉친것 아니냐???

그러니까 한세기를 넘었고(1999~2003) 4년만인것같네.

우린 여전히 의식이 잘통하는

당신의 지론에 걸맞게 코드가 잘맞는  수준높은 동료이며

벗이며 친구가 아니던가....

그래서 난 우리넷이서  하늘공원 아니 고향길을 거닐며 

웃고 떠드는게 그 동안의 향수병과 친구고픔을 모두 해소하고

오랜만에 포식같은 포만감으로 정말 행복했었다네.

그리고 오늘 아침까지 일어나는데 조금은 무리가 오더군.

그것은 이 육중한 체중을 받치며 난지도 순회 공연을 했으니

엉치뼈가   욱신거리며 아픈거 있지..

하지만 우리 정말 재미있고 보람찬 하루였다네...

그리고 우리 용호 군입대한다고 챙겨준것 고마워 , 생각지도 않았는데...

역시 그대들은 센스있고 마음이 따뜻한 여인네들이야.

그러니까 사흘만 지나면 나의 아들과 헤어지게 되지.

하긴 인간되고 나라에 충성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가는거지만

21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라 

보내고 나면 또 다른 의미의 이별후유증에 마음이 아플테지..

아마도 이번 가을은 몸서리치게 외로울것같다네..

그러면 내 마음 좀 추스려서  그대가 있는곳 . 홍성으로 놀러가리다..

푸른 소나무와 붉은 흙이 잘 어우러져 아름다은곳.  그곳 홍성....

이 가을이 가기전에 꼭 가고 싶다.

그대와 조용한 산사를 (수덕사)돌아보며  人生을 얘기하고 싶다.

그럼 오늘은 이만 접을라네.

늘 그리운 내가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