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을 제 자신이 살았을까? 죽었을까? 생각을 하며 살았습니다.
아마도 긴 날들을 영안실에 있었던 탓일 것이라 여겨집니다.
사람이 살아있어도 살았다 말 할 수 없고...
바람이 부드러운 것이 봄이란 녀석이 찾아왔구나 싶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봄을 좋아하진 않지만 봄이란 새로운 시작이란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기다려 지긴 합니다.
전 한 십여년전부터 봄만되면 우울증이 고개를 들곤 합니다.
우울증이란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 시작되었다가 일조량이
늘어나는 봄이면 사라진다고 하던데...
왠일인지 전 봄에 우울증이 시작을 합니다.
다른계절엔 흐르는 강물을 보아도 아무런 동요가 일어나지 않는데,
봄에 바라보는 강물은 내 한몸을 던지고 싶다란 생각을 가끔 하곤
합니다. 이렇게 살아서는 안돼는 것인데...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부터는 우울증이란 놈이 슬그머니
도망을 치기 시작을 했습니다.
아마 고독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오는 모양입니다.
올봄에도 우울증이 저를 방문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아직은 오지 않았으니까...
주목나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썩어 천년, 합해서 삼천년을
이어간다는 주목나무. 얼마나 줄기가 붉으면 그 이름까지 붉을
주(朱)를 써서 주목(朱木)이라 한다고 합니다.
많은 인고의 세월이 흐르고 난 다음에도 주목나무처럼 긴긴
세월을 사랑하고, 인내하며 살 수만 있다면 생각했지요.
사람이라서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마음이 힘들어서 정신을 놓을뻔한 날이 있었습니다.
아니, 정신이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수 있었다는 말이
옳겠습니다. 그 새벽을 많은 생각으로 복잡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마음으로 빗진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이들이 아직은 독립할 수 있을 만큼 자라지 못했는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날이 아직은 남았는데...
멍해진 정신을 가다듬으며 제 살아온 날들을 정리를 했습니다.
그래, 이럴땐 조금 이해하는 것이였는데...
참았어야 하는데, 용서해야 할 사람도 있고, 더많이 사랑해야
할 사람도 있고, 해야할 일들이 아직은 남았는데...
그날 이후...
전 세상을 정말 잘 살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도 안돼고, 남을 미워해서도 안?쨈鳴?
하늘도 새로워보였고, 뺨을 스치는 바람마져도 달라 보였지요.
그래! 살아있다는 것은 분명히 축복이구나...
우리 모두는 살아있어 행복한 것임에도 세상에 대하여 또는
살아있는 것에 대하며 원망, 불평을 하며 살았으니 죄인이란
생각이 듭니다. 좀 열심히 살았어야 하는데...
아직은 겨울옷을 벗지 못하고 있지만, 봄임엔 분명한것 같습니다.
무거운 옷을 벗고 싶다는 마음인 것을 보면 말입니다.
산다는 것은...
두껍고, 무거운 옷을 벗어버리고, 가벼운, 화사한 옷으로
갈아입는 봄처럼, 기다리며 사는 것은 아닐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