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난다.
봄이었고 내 나이 다섯 혹은 여섯이엇다.
밑의 집의 동갑내기 정임이와 우리집 복숭아 밭에 갔다.
복숭아밭은 하보고개 라는곳 가까이 있엇다.
하보고개는 나환자 촌 옆이었고
어떤 이유에서 우리들이 잘 안 가는 곳이었다.
그때 복숭아 밭엔 푸릇푸릇한 복숭아가 주저리 주저리 많이도 열려 있엇다. 우린 치마폭에 복숭아를 많이도 땄다.
한입 깨물어 보았다.
아마 맛이 없고 떫었으리라.
쓰고 떫은 복숭아를 버리고 우린 끝없이
다른 것을 한입 베물고 버리고
한입 버리고 베물기를 계속했다
자꾸만 짜꾸만 먹고 퇴하고 뱉어내기를 반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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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서 정임이의 손등에 공동묘지의 산소들처럼 볼록볼록하게 사마귀가 나있던 생각도 난다. 정임아, 어떻게 하면 사마귀가 돋아나는데? 부러워서 내가 묻자 정임이는 비오는 날 처마밑에서 두 손을 쫘악 펴고 빗물을 맞아야된다고 가르쳐주었고..
지금같은 여름날 비가 퍼부을 때 처마밑에서 하염없이 두 손을 좌악 펴고 손등에 비를 맞던 기억이 난다. 그 방법이 주효햇던지 내 손등에도 짜그마하게 사마귀가 돋아낫고 , 비를 하루만 맞아서인지 서너개에 그치고 정임이처럼 무수하게 많이 돋아나진 않았던 그때 약간 아쉬웠던 그 철없던 마음에 대한 기억이 잔잔하게 되살아난다.
요즘 우리 애들에게 피부에 돋아난 사마귀를 무척 부러워 했던 얘길 하면 어떤 표정일까?
복숭아, 내 마음안에 채 자라지도못한 풋 복숭아 한아름 치마폭에 따고 부러워할 것 없었던 그 때의 풍요로운 마음도 다시 기억이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