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떠나는
우리식구들만의 여름휴가.
아이들은 이젠 머리 컸다고
부모와 함께 떠나는 여행을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래서 올 휴가는 몇년 전부터
망설이고 망설이던 계획을 실행하기로 결심했다.
아이들과 함께 먼나라 이웃나라
태국여행을 가기로..
그런데 참 이상도 하지.
애들 학원비는 아깝지 않게 쓰면서
여행비는 왜그리 아까운지..
어떤이들은 집전세돈마저 빼서
세계여행을 다닌다는 사람도 간혹 있건만..
앞서가지 못하는 내사고로는 여행비는
그저 사치품목으로 생각하고 있음이리라..
사실 경비문제로
며칠을 망설이고 망설였다.
그래..이번 휴가비는
아이들 셋 교육비라고 생각하자.
내년이면 큰딸도 고3
올해 아니면 함께 갈 기회가 없을듯..
그렇게 스스로 최면을 거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이들 셋과 좌충우돌 5일동안 겪은
여행일기를 몇편에 나누워 이곳에 써볼까 합니다.
이미 다녀온 사람들에겐 추억으로
훗날 다녀올 사람들에겐 조언으로
전달되었으면 하는 작은 바램으로...
....................
공항안..
다국적 사람들의 북적거림만으로도
아이들에겐 충분히 눈요기가 되는 모양이다.
남편은 수속준비를 하느라 혼자 바쁘다.
할일없는 세딸들과 난
자리에 앉아 공항에 북적거리고 있는
사람들을 하릴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우리 앞자리에 훤칠하게 잘생긴
백인 청년과 뚱뚱한 흑인 여자가
애인인듯 다정하게 앉아
영어로 신나게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있다.
그들의 말을 가만.. 들어보니..
정말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어쩜 그리두
영어 발음이 좋은지말이야~..(큿~^^*)
너무나도 비교적인 그들의 외모를
훔쳐보던 난 마치 백인청년의 엄마라도 되는냥
안타까운 목소리로 큰딸에게 속닥거린다.
"아깝다 아까버..쩝~"
사실 외모가 중요한게 아닌줄 알지만
속사정 모르는 남들이야 외모비교
인종비교가 되는건 사실인지라~
비행기 안..
커피한잔이 무척 그립다.
(있다가 스튜디스언냐 오면 커피 달라구 해야징)
드뎌 기다리고 기다리던 외국인 언냐가
음료차를 밀며 우리에게 다가온다.
"#$%#%$%??"
(뭐 마실거냐구 묻는거 같다)
외국인과 영어를 하려면
눈치는 필수다.^^;
"커피~^^"
"#$%$#@#%!"
달라는 커피는 안주구
말이 길은거 보니
커피가 없다는 야그 같다..그러면..
"쥬뜨"-,-
"@#$#$@% 오렌지쥬스@#$@ 파인쥬스#$??"
알아듣는 영어는
오렌지와 파인..
둘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야그같다.
캬~이만하면 거의 눈치로 영어를 한다.
완벽하다..-_-+
"음~오~렌쥐~"
쥬스 먹기 디게 힘들다..-.-;
커피는 기내식을 먹은후에서야
비로소 마실수 있었다.
밥을 먹으면서 커피한잔과 더불어
물한잔을 더 받으려 막 지나치려는
젊은 옵빠한테 시원찮은 발음으로
생존을 위하여 나직하게 외쳐야만 했다.
"워터 플리즈!~"
"워~러?"
"예스~"
아띠..난 워터~라고 하는데
저 남자는 워러~라고 하네..쩝..
나도 워러 할줄아는데..ㅡㅡ;
에효~아무래도 나 이번 여행에서
왠지 영어때문에 수난을 겪을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5시간만에 방콕에 도착한 우리는
현지 가이드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순간 남편의 이름과 내 이름이 함께
씌여 있는 푯말이 눈에 선뜻 들어온다.
아니.. 그런데..
그 어려운 글씨로 이루워진 남편의 이름은
받침하나 틀리지않게 정확하게 쓰여있건만
쉽디 쉬운 내이름 중 한글자는
다르게 씌여져 있는게 아닌가~
"엄마! 엄마 이름이 이수영이래~~ㅋㅋ"
아이들이 재밌다는듯 큰소리로 웃는다.
헐~ @,@;
ㅗ가 ㅜ로 변신하니
순간 분위기 묘~해지네.
"음~ 얘들아~여기선 나보고 엄마라고 부르지 마라.."
"왜?"
"이곳에선 너희 엄마는 없다..오로지 가수 이수영만 있을뿐..어흠~"
"우헤헤.."
난 천천히 가이드를 향해 걸어가면서
이수영의 노래를 흥얼 거리기 시작했다.
♪라라라 라라라~~사랑도 ~~미움도~~라라라~~~
아이들이 챙피하다며
노래 부르지 말라고 내팔을
마구 흔들어 잡는다.
말리면 더 한다.^ㅡ^+
♬라라라~~라~라라라 라라라~~~
"그나저나 취재기자들은 왜 안나온겨~~
대한민국의 가수 이수영이 바쁜 스케쥴
다 미루고 이 먼곳을 찾아 왔는디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