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뇨자 오늘 기분 좋게.. 얼근하게 한 잔 했습니다. 한 잔 할 무슨 일 있었냐고요? 후후후... 예.. 기분이 좀 좋아서 주시는 분들의 잔을 사양 없이 받아 마셨답니다. 오늘 우리 강구수협.. 2002 신년도 새 업무가 시작되는 시무식이 있었답니다. 영덕군수. 도의원. 군 의원 회장. 각 지방기관단체장님들과 어민대의원등 감투를 머리에 쓴 수많은 분들이 초대되어있는 자리에서.. 이 뇨자가 강구수협 2001년도 어종 총판매 최고 구입자이며 20명의 남성중매인을 물리치고 모범거래 중매인 표창장을 받았답니다. 여고시절 상을 받고 3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서 상이라는 것을 처음 받았으니.. 기분이 참 묘하고 약간은 흥분도 했답니다.. 시무식이 끝나고 형식으로 올해 처음 위판을 한다는 초매 식.. 초대된 손님들 앞에서 좀 거창하게 치루어졌고.. 손님들의 식사가 끝나고 중매인 뒤풀이가 이어졌습니다. 해마다 시무식이 있는 날은 전통적으로 중매인들의 날이 되어왔지요. 중매인 20명 모두가 남성이고 오로지 홍일점 이 뇨자 뿐이랍니다. 그런데.. 이 뇨자에게 축하한다면서 한잔씩 돌리는데... 원래 술이라면 밀밭 옆에만 서도 취하건만.. 반 이상 넘게 요리조리 피해서 마시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 피하지를 못하고 띄엄띄엄 마신게 얼굴이 홍조가 되었고.. 기분이 하늘로 비상하면서 와 이리 좋아지는지.. 지난 날.. 영상화하기 싫은 과거 슬픈 추억이 생각나서 눈가에 이슬이 맺혔답니다. 88년도.. 온 나라 전체가 올림픽의 흥분도가니에 취해있을 무렵.. 우리가족은 가장 힘들었던 시련의 수렁에 빠져있었지요. 한 집안의 기둥인 울 화상이 병명도 모르는 왼쪽다리 고통으로 길가 코스모스 파릇파릇 싹 터나오는 새 봄 무렵 자기 발로 종합병원 문을 들어서서.. 검사란 검사 수십 가지를 받고서 그 사람은 육신이 지치고 딸린 가족도 그 사람 긴 병간호에... 정신적 고통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참 많이 힘들어함을 동반했고.. 끝내 병명도 모르고 전 위암이란 병명 하나를 얻어서 병실에서 암담한 긴 투병생활이 시작되어답니다. 그리고 그 긴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징검다리 초가을 보내고.. 7번국도 양 길옆에 핀 코스모스 시름시름.. 만추가 초대되어 올 무렵.. 울 화상... 생명 다하는 코스모스 꽃잎 동행하여 마누라가 지어 준 명주 옷 한 벌 걸치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황천길 재촉했답니다. 강구 시내 조그마한 집 한 채와 빚 오백만원.. 그리고 줄줄이 사탕처럼 철부지 자식 남겨놓고서... 너무 힘들어 어이 살고! 하며 밤 낯없이 눈물로 얼른 속히 세월만 가라고 울부짖었답니다. 그런데.. 산사람 죽으란 법이 없는지.. 수협 상무님이 이 뇨자를 어떻게 잘 봤는지.. 강구 수협생기고 처음으로 여자 중매인을 탄생하게 했지요. 울 화상 일자리인 수협 중매인 자격을 참 어렵게 인증 받았고.. 그 때부터.. 뭇 남성들의 경쟁 속에 끼어들어서 수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여성적인 성깔은 남성들 사이에서 중성화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체험과 동시에 점 점 변해가고.. 오르지.. 내가 뿌린 그 씨앗을 거두어들인다는 의무감 하나로.. 세월은 유수 같다고 하더니..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고 옛 사람들이 말하듯이.. 산 사람 입에는 거미줄치지 않았고.. 남들 하는 만큼 공부 다 시켜서 자기들 둥지 틀었고.. 밤이면 따뜻하게 잠들 수 있는 내 안식처가 있고.. 때로는 조금씩 남을 위하여 배품도 가질 수 있는 삶을 살았답니다.. 참 이상하네요.. 울 화상 살아생전 이 뇨자 참 힘들게 했는데.. 저승에 입적하면 부부인연 절대 사양하려고 했건만.. 이 밤.. 몇 잔술로 기분 나이스인 이 순간.. 고생길 열어주고 간 그 사람 왜 보고픈 생각이 날까요? *에세이 방님*들! 이 뇨자 맴 이해 주시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