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에 몸부림 인지.여행지에서의 첫밤이라 들떠서 인지겨우 새벽녁에 잠이 들었는가 싶었는데..거실에서 주인 할머니와 인천 언니외에 두런 대는 소리가 잠결에 들려왔다
성격좋은 언니는 어느새 쥔집 할머니와 인생 이야기며 자식 이야기며 6년쯤 돌아가신 엄마 대하듯 마치 모녀지간에 대화 같다는 꿈결인지 잠결인지 그런 생각을 하다 다시 아침 잠속에 빠져 들었다.
얼마를 잤나 ..조카들의 삐약 거림에 눈을 뜨고 밖으로 나가보니 와..탄성이 절로 나왓다.
너른 마당에 나가는순간 내 눈앞에 펼쳐진 놀랄만한 광경. 병풍처럼 쳐져있는 초록의 산과 들에서 강렬 하고도 마치 보석 처럼 빛나는 햇살이 산과 들을 반사하며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익어가는 초록산은 짙 푸른 초록물이 뚝뚝 떨어질듯 푸르렀고 들녁에 감자꽃은 강한 여름 아침 햇살에 다이아몬드처럼 감자꽃이 찬란히 빛이 나고 있었으니.
눈앞에 펼쳐지는 평창에 자연을 접하니 입이 바솔만큼 벌어져 다물줄을 몰랐다.
언니를 찾아보니 극성맞은건지 바지런 한건지 인천 언니는 쥔집 할머니와 품앗이 하러온 이웃 아줌마들과 밭에서 폐비닐을 걷고 감자를 캐고 있었다.
줄줄이 달려 나오는 감자들은 어느새 수십 상자 됨직한 양이 밭고랑을 차지하고 언니는 쥔집 할머니의 인심으로 분이 팍팍 날것 같은 질 좋은 감자를 한박스나 얻을수가 있었다.
잽사게 나는 그걸 이등분 하여 비닐 봉다리에 담아 드렁크에 실으니 여동생은 흔한 감잔데 ...한다...
지야 시댁에서 감자며 옥수수며 쌀이여 배추며 청량 고추 며...100푸로 조달해 먹으니 귀한줄 모르지만.
일일히 사먹어야 하는 나는 참으로 농산물이 귀해 보였다.
쥔집 할머니와 내년에 다시 들룰꾸마 철썩 같이 약속을 하고 우리는 오늘이 평창 장이라는 택시 기사에 말에 평창 장을 찾아 강원도의 구불 구불한 s자 길을 40여분 달려 평창장에 들어 섰다.
평창장에 풍경들을 하나라도 담아가려고 우리의 눈길은 바쁘게 돌아 갔다.
눈에 꽂히는거 마다 왜이리 정겹고 다 귀해 보이는지 내가 강원도인이라 그런가?
아니면 낮선곳게 생경함 에 좋아 보이는건지..모라도 다 내꺼 같고 내 엄마 같았고 우리 시아버지 같았다.
조반 전이라 우선 먹거리를 찾아보니 장 입구에 후덕 해보이는 할머니가 메밀전이며 올챙이 국수며 만두속을 메밀전에 돌돌 말아 지져내는 이름모을 메밀음식을 만들고 계셧다.
바닥이 경사져 의자가 옆으로 쏠릴것 같은 의자에 앉아 그 유명한 메밀 음식을 주문을 햇다.
강원도가 친정이면서도 옥수수 가루로 만든 올챙이처럼 생긴 올챙이 국수을 한번도 먹어 본적이 없어서 올챙이 국수에 도토리 국수에 묵 무침까지 고루고루 시켰다.
삐딱한 테이블위에 미끄러지는 플라스틱 그릇을 손으로 잡아가며 먹는 올챙이 국수의 담백한 맛과 쫀득쫀득한 도토리 묵과 도토리 국수에 맛은 가히 강원도에 대표적인 음식 이였다.
정신 없이 먹고 계산을 하니 6000원.."진짜로 싸다싸~~~우리 공금 그냥 남겠다,..그챠??언니야 동상아??""
나는 평창장에서 마치 어린애 같이 조카들과 같은 레벨이 되어가고있었다..
좀약 파는 아저씨..몸빼바지 사려고 만지작 거리는 모진 풍파를 겪은 듯한 노부부의 깊게 패인 이마의 주름살에서 나는 강원도 인에 삶과 애환을 상상 해보았다.
빛이 번쩍번쩍 나는 싸구려 시계를 파는 40대에 아낙네.
도너츠를 즉석에서 모양을 내서 남자는 만들고 아내인듯한 여자는 튀겨내고 파는 손길에서
강원도에 정스러움을 느낄수가 있었다.
촌닭을 팔러 나온 할아버지 .강아지를 철망속에 가두고 낡은 파라솔 아래 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아저씨. 뽕쨕 테이프로 장에 분위기를 고조 시키는 리어카 테입 파는 아저씨..
내차에 온통 댄스음악 내지는 발라드풍 테입뿐이라 언니는 뽕짝 테입 두어개를 사길래 뒤로 보니 돌아가신 친정 엄마같은 할머니가 메밀전을 능란하게 빨간 플라스틱 목욕탕용 의자에 앉아 부치고 계셨다.
솥뚜껑에 살짝 기름 발라 종이처럼 얇게 부쳐 내는 메밀전 할머니들의 놀라운 메밀전 부침 솜씨에 입맛이 또돌아 허름한 가게로 들어 갔다.
먹음직 스럽게 썰어 담아온 메밀 부치기에 양녕장을 찍어 먹다보니
옆에서 옥수수 동동주를 마시는 옆 테이블에 동동주 병에 눈이 갔다.
눈치챈 마음좋은 아저씨는 멀리서 왔냐며..반쯤 마신 동동주을 병채로 밀어주신다.
두어번 거절끝에 맛만 보자며 죄끔 따라 마셔 보니 달달 하니 차만 아니면 그냥 평창 장에서
퍼지르고 앉아 마시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느라 서둘러 메밀부침 집을 빠져 나왓다.
세 자매의 손에손에는 까만 봉다리 흰 봉다리 안에 오염 안된 채소들과 과일들이 손가락에 걸려 있었다.
두어시간 평창장을 휩슬고 총 쓴돈이 3만여원..우리는 3만원에 열배가 넘는 행복을 안고
정겨운 평창장을 뒤로 하고 계곡을 찾아 또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고 있었다.
강원도 길을 이틀 달려보니 길은 하나로 통했다,
헤매고 자시고 할것 없이 한길로만 따라가다보면 찾고자 하는데가 그앞에 나타나는거였다.
차가 막히는 사람들이 몰리는 휴양지보다 한적한 강원도에 휴가는
역시 탁월한 선택이였다고 세자매가 입을 마추며 거품을 물었다...ㅎㅎㅎㅎ
허브나라에 잠시들러 허브에 향에 몸과 마음은 허브향에 취해 피로가 말끔히 가신 느낌이다.
향에 취해 잠시 잊혔던 원주에 홀로 사시는 70대의 친정 아버지가 떠올라
허브나라에 향과 강원도에 노을을 뒤로 한채 내가 태어나고 자란 내고향 원주로 향했다.
별로 나와는 친하지 않은 친정 아버지를 만나러..
계속..
2003년8월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