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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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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돈 벌어 왔다.


BY 소심 2003-07-27

나의 폰이 요란하게 울린다.

나의 동지 세시리아다. 말은 안해도 표고일이 바쁜가 보다.

예약된 일은 아니지만 나의 일들을 뒤로 하고 농장으로 달려가 본다.

올해 처음으로 생산되는 표고들인데 나기는 많이 나왔는데 표고를 따줄 사람이

없었으므로 나에게 에스오에스를 친것이다.

얘기를 나눌 틈도 없다.

가져온 운동화로 챙넓은 모자로 토시로 온몸을 완전무장하고 그야말로

버섯골을 누비고 다니기 시작한다.

 

버섯이 처음 출하될때에는 질이 나지 않았다고 할까 한송이 한송이 나무에서

따내기란 그리 쉬운 작업이 아니다.

목장갑을 두장씩이나 껴고 일을 해도 손톱밑이 쓰리고 아프다.

버섯이 날씨따라  갑자기 솟아 올라 올때가 많기 때문에 또 때를 맞추어서 따지 않으면

상품의 가치가 없어 지기 때문에

손놀림은 기계 돌아 가듯이 돌아 가야 한다.

많이 달린 버섯탓에 버섯바구니는 어찌그리 잘 채워지는지...

지고 나와서 부어놓고   또 들어가서 따고

한참을 하다보면 발바닥이 붙어 있는지 공중에 달렸는지 느낌도 없어지고

발바닥은 온통 열이 나서 확확거린다.

 

그래도 갔으면 하루종일 일은 끝내고 와야지.

그것도 남의 귀중한 사업인디.

그래도 난 돈을 벌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봉사차원에서 재미로 일을 한다고

생각하니 즐거움이 함께 들기도 하는 일이긴 하지만

 

몸은 망신창이 마음은 활력!

그렇게 이틀 정신없이 버섯따고 선별하고 열심히 한 댓가로 거금 사만원을 벌어 왔다.

안받는다고 안받는다고 하는 내게 받으라고 받으라고 하는 세시리아의

정성을 생각해서 받아온 돈의 가치를 남편에게 자랑한다.

 

"여보 나 돈 벌었다 사만원씩이나"

 

"하하하 아이고 여자두..."

 

버섯밭에 다녀온 그날 난 완전히 응급환자가 되어 남편 옆에서 끙끙거리는 신세가

되어 있었다.

 

"여보 손좀 주물러 주라."

"다리도 좀 주물러 줘. 아이구 아파라"

"일도 안해본 여자가  표고는 딴다고 난리냐?"

 

그렇게 해서 벌어온사만원은 그다음날 서울서 내려온 내 귀부인 친구들의

갈치정식대금으로 다 날라가 버렸다.

이틀간 일하고 일주일 정도 헤매임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나의 의지에 의해 사치스런 나의 감정들을 훌훌 날려 버리고

노동이라는 일에 의해 진정한 인간의 모습이 된 내가 

감탄스러워 난 행복했다네.

 

행복해 하는 나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에는 또한 사랑이 그득 담겨져 있었다네.

 

여보 ! 나 이렇게 종종 쓸모있는 여자로 자주 살고 싶다.

노동의 신성함에서 나는 삶의 또다른 장을 배우면서 나를 단련시켜  보았다.

자주 나는 표고농장을 찾아 간다.

그곳에는 친구의 우정도 있지만 삶의 의미가  있으므로...

사치스러워 지는 나를 억제 할 수 있는 삶의 현장 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