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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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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태 대가리


BY sun-0212 2001-10-29

오늘은 아침부터 엄마생각으로 가슴이 서늘해진다
아직 10주 밖에 안 된 둘째를 키우느랴, 큰 아이는 요즘 늘
찬밥 신세이다. 이런저런 설움에 엄마의 관심을 끌 요령으로
일들을 저지러고, 그래서 또 야단을 듣고 설움에 또 일을
만든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아이와 화해를 해야겠다.
식탁에 어렵게 끓인 동태국이 놓이고, 오랜만에 보는 밥과 국에
아이가 연신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내심 어미로서 너무 미안해
진다. 젓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 고기를 떼내어 준다 아이가 신이
났다 엄마가 자기만을 위해, 자기만을 바라보며 이렇게 함께있는 게
아닌가. 아이는 제비처럼 고기를 받아먹는다.
자기국을 다 먹고 내 국의 고기까지 달라고 한다
난, 솥에 아빠를 위해 남겨두었던 가운데 토막을 가져와 부지런히
가시를 골라 떼 먹인다 비로소 제 어미구실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부듯해진다 순간, 엄마생각이 났다.
우리 오남매를 키우며 엄마는 동태국의 고기를 과연 한 점인들 먹을 수 있었을까? 난 내 국에 이미 살점은 사라져 뼈만 앙상이 남은 고기를 바라보며, 몇 달전 무릎관절이 아파 병원을 다니시며서 그래도 둘째는몸조리를 잘 해야한다며, 나 몸조리만 걱정하시던 엄마가 생각나
오랜만에 보는 국이였음에도 난 결코 그 맛을 알지 못하겠다
옛날 우리네 어머니는 자식들 먹이느랴, 자신은 늘 그 살점 하나
없는 생선대가리가 고작이였는데,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이
땅의 여자는 어머니의 몫은 생선댁가리일 수 밖에 없나보다
그것이 내가 내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최상의 애정인 것 같아,
비로소 나도 내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감에 조그만 기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