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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운전기사의 비애(?)


BY 현이민이 2001-10-29

어제는 남편과 아이들을 데리고 새로 개장했다는 이마트에 갔었다.
주말을 이용해서 온 가족이 자연이 숨쉬는 곳으로 나가고 싶었는데 비가 오는 날씨탓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이마트로 목적지를 바꿨다.
남편은 이제 외출을 할때면 으레 나한테 자동차 키를 넘기고,조수석에 앉는다.
내가 운전을 무척 즐거워한다는것을 남편이 익히 아는 사실이기도 하지만 남편은 운전은 하면 할 수록 나아진다고 자기하고 같이 외출해도 내가 운전을 하라고 말한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내가 운전을 하고,이마트로 향했다.그런데 이마트 주차장을 들어가는데 저번에 갔던 이마트보다는 너무나 심한 급경사라서 난,은근히 걱정이 됐다.
우리 자동차는 스틱이라서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오르막길이 좀 내겐 난코스였기 때문이다.
도로에서는 오르막 길이라해도 자동차가 쭈욱쭈욱 잘 빠지는데 그곳에선 자동차가 수시로 정지를 하니까 수시로 정지와 출발을 거듭해야하는것이 운전한지 겨우 5개월된 이 초보운전기사로서는 겁이 났다.
처음 남편한테 연수를 받을때도 스틱이라는 것때문에 수도없이 자주 다투었다.남들은 다 오토로 바꾼다는데 왜 스틱으로 바꿨냐고 따지면서 다툰것만해도 열번은 될 것이다.
내가 운전면허증을 취득하려고 자동차학원에 다니는 중에 새 자동차로 바꿨는데도 남편은 내 의견은 무시한채 지프형의 스틱으로 자동차를 바꿨으니 난,다른건 다 내 의견을 무시하지 않는 사람이 오직 자동차만큼은 그렇게 자기 고집대로 바꾼게 무척 서운했었다.
연수를 받으면서 시동도 꺼뜨리고,오르막출발시 뒤로 차가 밀려서 덜덜 떨면서 수많은 어려움끝에 겨우 연수를 끝내고 요즘 나 혼자 운전을 신나게 하면서도 가끔 급경사의 오르막길이 나오면 난,아직도 여지없이 주눅이 들고,겁이 난다.
어제도 남편한테 "나,올라가다가 뒤로 밀리면 어쩌지?뒷차 부딪힐텐데...."그러나 남편은 자기 마음속으로는 혹시라도 밀릴까봐 걱정은 됐을지언정 "괜찮아,밀리긴 왜 밀려" "앞 차가 윗층으로 다 도착했을때 올라가면 돼."이러면서 전혀 게의치 않는다는 말투였디.
남편의 말대로 앞차가 윗층으로 다 올라간 뒤에 출발해서 올라가니까 올라가는 도중에 정지하지 않아도 되니까 다행이도 아무 탈 없이 5층주차장까지 잘 도착했다.
남편은 내가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니까 웃으면서 "은근히 겁 먹었지?"하고 놀렸다.
얼마전엔 남편한테 스틱이 이제 재미있다고도 말했고,자신만만하게 혼자 운전을 잘 하고 다녔는데 어제는 이 초보운전기사의 비애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것 같아서 조금은 주눅이 들었었다.그래서 내 의견은 무시한채 우겨서 스틱으로 자동차를 바꾼 남편을 또 한번 원망했다.
이젠 소용없는 일인걸 알면서도 난,그럴때마다 남편을 원망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아이구,자동차 바꾼지 6개월 됐으니 언제나 오토로 바꾸나?"이젠 아예 오토자동차의 대한 미련은 버리는게 낫다고 생각했었는데 어제의 일로 새삼스레 오토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너무도 부러웠다.
나는 이러면서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또 다시 신나게 운전을 즐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