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로 내려 갈까
사람들은 시골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산다.
그 동경이 있기에 한 주를 열심히 일을 하고
떠나라! 이 외침을 따라 외곽으로 외곽으로
모두들을 어디론가 떠난다.
내가 최근 만난 한 여인에 대해 같은 여자로
아픔을 나누고 싶었다.
서울 사람들은 아직도 환상에 젖어 있는 것을
종종 본다.
서울은 양평과 가깝고 별장을 갖고 싶어 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우리 마을에서 가까운 유명산 쪽에 속해 있다.
이제 40대 초반인 그 여인은
더 이상 이 산속에 묻쳐 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눈만 뜨면 산이요.
하늘 뿐인 이곳이 싫다고 했다.
산수의 아름다움도 한 두달이지
이것이 1년 2년 지속 되고 묻쳐 산다는 것은
젊은 여인에게는
이 산수의 아름다움이 감옥이라는 것을
이해가 갔다.
TV 속의 그 화려함과 속도감 앞에서
여스님처럼 초연하게 살라는 강요처럼
무서운 일도 없을 것이다.
나는 서울 토박이기 때문에 남편 따라
이렇게 산수 속에 보내는 하루 하루가
보람이지만
젊은 여인에게 마음의 창을 열지 못하고
그만 묻혀 산다는 것은 고역이다.
나는 그 여인과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사람이 그립다고 했다.
그곳 또한 풍경이 빼어나지만
사람이 얼마 살지 않는 이곳은 정막감이
메아리처럼 울려퍼졌다.
사람 속에서 사람과 부대끼며 호흡하고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느껴졌다.
서울에서 하루의 일상은
분명 힘든 하루이지만
아무도 오지 않는 이 산중에서
젊은 여인이
무료하게 산다는 것은
누구도 생각해 보지 않을 것이다.
행복해 그런다! 절대 아니다.
사람이 없는 곳은 그야말로 외로운 것이다.
사람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행복의 계단을 따라 오르는 것이지만
사람이 없는 그 어떤
아름다움도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본다.
이청리 모임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