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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의 미학


BY 융화 2003-07-24

너무 달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너무 생경해서 멍해지는 상태....

그저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라면 신선하겠지만

그게 삶이고 일상이며 생활이라면 어떨까?

 

흔히들 우리 여인네들은 시집살이를 뒤돌아보면

달라도 너무 달라서 힘들었다고 말한다.

물론 아닌사람도 있겠지만..........

 

나 역시 너무도 다른 미지의(좀 과장된 표현으로) 세계에

떨어져서 개척자 정신으로 오래도 살았다

벌써 이십구년을 살았으니 말이다.

 

다른것은 다 고사하고

남편과 나는 모든것이 너무 다르다

척 보면 외모부터 알 수가 있다

까무잡잡한데다 깡마른 그사람과

백돼지라고 하는 남편말대로 하얀피부에 통통한 나

성질이 급해(나도 예전엔 한성질) 내 성질은 명함도 못내밀 정도

 

외형상으로도 그렇지만, 남편은 추위, 나는 더위를 타서

베란다 문을 포함해 문을 한사람은 열고 다른사람은 닫고 

이불도 나는 일년내 홑이불이고 남편은 복더위빼고는 솜이불 수준이다 

 

식성도 늘 신선을 입에 달고 있으며 생야채에 즉석음식을 선호하는 남편

그래서 장아찌종류는 물론 젓갈종류도 일체 안 먹는다

반면에 나는 물김치도 익어야 맛있고 짭잘한 장아찌나 젓갈이 있어야

밥맛이 나고 살맛이 나는 사람이다

 

어디 그뿐이랴

신앙문제도 그렇다

거의 모태신앙인 나는 생활의 반은 신앙생활에 투자(표현상)하고 사는데

남편은 그저 일주일에 한시간정도 도닦는 기분으로 수양을 위해

하자는 주장이였다.

 

그러니 TV 시청도 말하지 않아도 짐작이 될 것이다

 

성격도 실험하는 유전공학과 생물학 전공이라 자로잰듯 정확하고

달력을 넘기면 한달계획이 쫙 나오는 성격이니

하루계획쯤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런데 나는 감성적이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무계획이라고 해야하나

책을 좋아하고 음악이 좋고 (조금은 낭만적)

그래서 좋은책을 보면 며칠이고 아무것도 안하고

거의 거기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성격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것이다.

 

그래서 사십이전까지는 내 입에서 불평이 떠나질 않았다

 

그런데 오십을 훌적 넘기고 보니

부대끼며 참 많이도 변하고 어떤면에서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같은 생각이 든다

 

급하고 정확함과 도전정신이 내가 못챙기는 것을 챙기고

미루고, 미리계산해서 포기하는 내 약점을 보안해주고

어느새 신앙도 나보다 앞서가고...

다 말하지 못해도 참 많이 비슷해졌다(좋은쪽으로)

 

세상에 모든일이 그러하듯

나와 같아야 하고 비슷비슷 한것만 찾다보면 편하기야 하겠지만

매력도 없고 결국엔 싫증이 나며

더 중요한것은 도전도 없고 창조성도 없어져 도태되지 읺을까 생각된다.

 

그러니 내 딸을 비롯해 젊은 부부들

다르다고 불평만 하지말고

다름의 장점을 접목시켜 살다보면 이런말 할 날이 올것이다

 이것이 내가 느끼는 소박한 다름의 미학이다.

 

융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