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을 가기 위해서는 항상 거쳐 지나가야 하는 그여자의 집
이사와서 친구가 되고 싶어서 진심을 다 주어 가면서 사랑해 주고
싶은 여자 였었는데.
어느날 부터 그여자가 싫증이 나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얘기 한다면 관심을 가지기도 싫어져 버렸다.
나보다 월등한 학벌이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나보다 연배도 아니면서 인물이 빼어 난 것도 아니고
그저 집안에 틀여 박혀서 현모양처 흉내를 잘 내고 있으므로
그리고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를 잘 모시고 있는 모양새가
보기 좋아서 그리고 너무 안타까워서 자주 차에 태우고 다니면서
밥도 같이 먹고 가까운 찻집에 동행 하기도 하고....
항상 배려에 도가 트인 나는 시간나는 대로 나를 희생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게 하기도 하고 그냥 함께 살아가려고 나의 시간들을 배려 해주고
있었는데...
한가지 단 그집 남자와 우리집 남자는 한솥밥을 먹는 사람들이고 그리고 나이가 두살이나
후배인 그집 남자가 우리집 남자보다는 직급이 한수 위라는 것 밖에는...
본디 남이 뭐라하던
남들이 무엇을 하고 다니던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별 염두에 두지않고 그저 좋은이웃으로
지내고 싶었는데...
아 근데 날이 갈 수록 그여자 벗겨지는 껍질이 정말 맘에 안드네.
"우리 신랑이 오시야지, 가시야지, 잘 안잡수어야지" 남편에 대한 존칭어에
"우리 신랑이 건강진단 안한다고 막 뭐라고 한다나. 건강진단 안갈래요?'
통지서 나왔으면 지가 알아서 가는 것이지 남편이 간섭하고 혼내야지 가는가.
무료하게 지내는 것 같아 함께 다니는 운동을 딴여자와 세명이 같이 가자고
권유 했더만 우리 아저씨가 허락해서 하라고 해야지 한다나 어쩐다나.
기왕에 자주 만나는 김에 좋아서 같이 가자고 한 것이 아니라 동류라서 권유한
"컴퓨터 홈페이지 교육갑시다"했더만 홈짜가 들어가니 홈인줄 알고
집에서 해야 되잖아요 라고 무식하게 반문하는
바람에 웃을 수도 없었던 기억의 날도 있는데.
딸아이가 모처럼만에 친구들이랑 대구란 곳을 갔는데 차를 잘 못타서 밤 늦게 돌아오는
소동이 벌어 졌는데 남편이 무서워서 말도 못했다는 여자.
진취적인 얘기로 대화를 나누다 보면 변명이 많은 여자.
열등 의식에 위기를 맞게 되면 남편을 핑게 대는 여자.
새장밖에서 마음껏 활보를 누리고 다니는 나로서는 답답하고 맹하게 안타깝게
보여지는 여자이기도 하다.
내가 마음껏 활보하고 열심히 활동한다고 해서 가정에 소홀한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남편하고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며 아이들에게 소홀하지도 않을 뿐더러
주부로서의 본연의 의무를 다해 가면서 나의 자아 를 찾아 가면서
나를 발전시켜 갈 뿐이고 그로 인해 애들과 남편을 더 잘 이해 할 수 있고
발전해 가는 나를 가족들이 인정해 주며 수평적인 가족 관계가 아닌 평행선상의
가족관계를 유지 할 수 있고 그로 인해 모두의 관계가 평등해지고 원만해지고
그렇게 살아 가는 것이 나의 사는 방식이기에.
답답한 여자 불쌍한 여자 남편의 의지만 있으면 자신은 의지도 없이 산단 말인가?
회의를 느끼고 있던터에.
자신의 신랑은 일등신랑이라서 거짓말이라고 한톨이라도 없을 것이라고 믿는 그녀에게
남편은 배신을 때렸다네
원래부터 해오던 주식병에 걸려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던 퇴직중간 증산금
마누라 몰래 주식에 다 털어 놓고 마누라 에게는 묵묵부답이었더라.
남편이 주는 모이에만 길들여진 그여자 충격이야.
그래도 존심에 소문날까봐 남모르는 시위를 한달여 정도 벌였지만 결국엔
소득이 없었다지.... 남편이 내미는 김치 냉장고 한대로 위안을 받고
주식으로 뻥 튀겨서 돌려 주겠지 믿고 있는 그여자.
그런 그여자 한테도 미숙한 교양은 있더라고
임직원 체육대회라는 것을 했는데 소장급들 부인만 차출을 했더라나 어쨌다나
그것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그리 목에 힘 줄 얘기라서 차한잔 하자고 오래서 갔더만
그기에 왜 오지 않았냐고?
아 참 근데 사람을 선택해서 불렀다나? 힘주면서 자랑아닌 자랑을 해대고
관심도 그리고 까마득히 모르던 나에게 자랑인겨 아님 위협인겨?
챙겨주고 언니처럼 다둑거려 주었으면 같이 가자고 챙기던지 말을 말던지...
아 씨겁더라.
역한 느낌이 들기 시작하고 그때 부터 그여자 집에 가기도 싫어지고 관계가 싫어져서
무심하기 시작했더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또 어느 남편이랑 동창부부이면서 한솥밥인 그집 여자보고
"자네 신랑과 우리 신랑은 자리가 틀리지 않는가?"그랬다나 어쨌다나
열받은 그여자 나에게 전달하고... 그이후 난 더더욱 새장속의 그여자 역겨워 지기
시작하더라.
원래 혼자 열심히 그리고 알아서 잘살아 가는 나인지라
그때부터 따돌리기 시작 해버리니 마음도 편하고 스트레스도 적게 받고
마음도 편해지니 잘 했다는 판단이 선다.
자아가 강하고 성취욕구가 많고 하고 싶은 일들이 많은 나는
새장속의 그여자가 불쌍해 진다.
남자의 예쁜 인형이 되어 남자의 집착이라는 소유욕에 빠져서 세상과 단절되어서
외로움을 변명과 핑게로 그리고 남편이라는 겉치장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있는
그여자가 서글퍼 보여진다.
새장 속의 새를 바라보며
내 사랑만으로 살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은
어리석은 일이었습니다.
.......
........
새를 사랑 하기 때문에
내 손에 쥐고 나만의 소유로 만들어 가는 것은
오히려 나만 파랑새를 힘겹게 하는 것일 뿐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 집 남자는 언제 가야 이러한 시 구절을 깨달을 수 있을란가.
자유의지로 살아 간다고 해서 방탕하는 여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더더욱 현명하고 남편을 잘 보필 할 수 있는 내조를 잘 하는
그러한 시대 감각이 있는 여자로 우뚝 솟아 갈 뿐이지
가끔 탈출한 새장밖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여자들도 있긴 하지만
그렇게 골빈 여자들은 어디까지나 소수일뿐이야
새장속에 갇힌 새도 자아 의지가 있어야 새장을 벗어 날수 있음을
또 한번 실감하면서
새장밖으로 훨훨 자유롭게 날면서 살아 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나의 가족들과 그리고 용기 낼 수 있는 나자신에게 칭찬을 보내본다.
난 나를 배우고 단련시켜서 홀로서기를 하고 싶은 여자이다.
새장 속의 여자가 오늘따라 내리는 비만큼이나 처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