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에 널려있는 행복줍기는 아주 오래된 습관입니다..
어제..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하는 호들갑스런 표현을 하고 되돌아서보니
보통의 사람들에겐 당연할상황도 저에겐 큰 감동으로 받아들여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앞에 멈추어서서 어떤 상황이든 감동으로밖에 받아들여질수밖에
없게한 저의 아픈시간들을 애써서 떠올려보려 합니다..
초등학생도 되기전이었던 어느 눈내리던 겨울..
이승은님의 '엄마 어렸을적에' 작품속의 아이처럼 단발머리의 전
아무리 업고 흔들며 달래도 울음그치지않던 5살터울인 동생을 등에 업은채
막막한 맘에 함께 울음울었던 아픈 모습이 가장 어렸을적의 기억입니다..
땅콩모양과 방파제모양의 건빵 한봉지가 어린아이의 하루 양식이었으니
업은 아이나 업힌 아이나 그 배고픔은 말할수가 없었나봅니다..
또다른 동생을 임신한 가여운 엄마는 그 추위를 뚫고 시장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배추며 무우며 채소를 팔며 술주정뱅이 남편을 원망하고 있었기에..
고단한 일상을 마무리하고 몸 뉘일 시간이면
애꿎은 큰딸래미에게 그 원망을 다 날리려했나봅니다..
그 쪼끄만 지지배가 청소도 빨래도 설거지도 동생들도
성에차지않게 챙겨놨다는 이유로..
눈앞에 보이는 모습이 너무나 애처롭고 가여웁기만 했기에
저에겐 저를 위한 꿈을 꾸는것조차 사치로 여기며 모든꿈을 접었었기에
아주 어릴적부터 그 악몽의 현실로부터 벗어나는 유일한 돌파구로
결혼을 꿈꿔왔었는지도 모릅니다..
"난..나를 닮은 아이를 낳게 되면 절대로 나처럼 불쌍한 아이로 키우지 않을거야.."
이 생각이 어느새 저의 신념으로..유일한 희망으로..꿈으로..자리잡힌채
살아왔기에 지금의 제 남편과 아이들이 저에게 있어선 하나남은 제 꿈을
실현시켜준 아주아주 고마운 존재인것입니다..
감히 입밖으로 뱉어보지도 못했던 사회적인 꿈..
그 꿈을 당연한듯이 내던지며 유일하게 손에 잡은 내가 만든 가정..내아이..
아마도..
사회적인 다른 꿈도 실현했더라면..
지금 내품안에 있는 가족의 존재는 상대적으로 그 가치가 작아졌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행복을 찾아내기까지 겪어냈던 남편과의 시간..
여기 아컴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부부문제는 내눈엔 우스울만큼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가벼운 갈등이라는 내말에 소리없는 웃음으로 동감해주는
남편..
노각무침과 된장을 주인공으로한 소박한 저녁밥을 싸들고 온 저에게
"여보..정말 맛있다..자기 정말 식당하면 대박나겠다..정말이야.."
먹는내내 감탄사를 내뱉으며 맛나게 먹어주는 모습을 바라보며
온몸을 휘감고 있는 행복앞에서 다시 기도하는 맘입니다..
'저사람과의 시간..오래오래 즐길수 있게 해 주세요..'
저희들이 겪어내온 시간과 맞바꾼 행복이니 달아나지 않을까
늘 조심스런 맘으로 감히 주변사람들에겐 자랑삼지 못하는
벅찬 행복감을 오늘도 이렇게 허공으로 날려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