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자녀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부모가 SNS에 올리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63

혼자만의하루


BY 김보용 2003-07-08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엄마는 김밥을 준비하느라 바쁘고 아들들은 캠프 간다고 좋아서 환호성이다

출발 시간 겨우 맞춰서 애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왔다

이젠 나만의 시간을 즐길 차례인거 같다

 

얼마만인가..

나 혼자 여유로운 하루를 갖는것이...

 

음..... 뭘 하면서 이 소중한 하루를 보낼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하긴 결혼하고 나서 줄곧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 보지 못했기에 당연한 방황인거 같다

오랫만에 친구를 만나러 가볼까도 생각했지만 불행히도 친구들은 다들 멀리로 시집을 가버렸고 그나마 가까이 사는 친구들은 다들 직장을 가지고 있으니 나랑 하루를 같이 보낼 적당한 친구가 없는셈이다. 이런생각이 조금은 서글퍼 진다.

그래서 생각해 낸것이 기차 여행이다

혼자서 기차를 타고 어디를 어떻게 다녀 와야 할지 그것도 하나의 걱정거리가 되는것이다

이런저런 걱정과 고민으로 하루를 다 보내 버릴꺼 같아서 실은 겁도 난다

 

얼마전에  기차를 타고 대전에 다녀 온적이 있었다

물론 혼자서 였다

그땐 비가 엄청 내리는 그런 날이었다

자동차를 타고 차장밖을 내다보는거 하곤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산중턱쯤엔 뿌연 물안개가 산허리를 감고 있었고 쏟아지는 빗방울들은 날개를 달고 날라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순식간에 휙휙 지나가는 지붕들은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일만큼이나 선명하고 깨끗한 색깔이었다

원래 비오는 날을 엄청 싫어 하는 나였지만 그날 따라 비는 내 맘을 포근히 적셔주는 것이 너무 좋았다. 비오는날의 운치를 나는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아들이 캠프 가는 오늘도 하늘에선 비가 곧 쏟아 질꺼 같다

비가 오면 기차 여행은 못 가더라도 버스를 타고 가까운 곳에라도 다녀올 생각을 해 본다. 편한 티셔츠와 반바지와 하얀 운동화을 신고서 말이다.

그리고 우산 색깔은 노란색이 좋을꺼 같다.. 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