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아침 시간입니다.
주방을 아무리 헤매고 찾아 봐도 행주 하나가 사라져 제자리에 돌아올줄을 모릅니다.
분명 어제 저녁 도마위에서 수분을 증발시키기 위해 잠자고 있었는데
말이죠.
항상 아침을 거르고 학교로 가는 고3 딸아이의 아침도시락을 준비해야하는
아침시간은 분주함 그 자체입니다.
아이입에 쏙들어 가서 아이 입맛에 딱 맞아 떨어지는 도시락을 싸야 함이
나의 철칙이기에...
녹차가루 넣어서 주먹밥 만들기, 감자 버터에 삶아서 넣어주기. 과일넣기,
야채볶음밥만들기, 해물밥 만들어 주기...
엄마의 손길로 만든 밥을 먹는 시간은 학교가서 첫휴식시간에 먹는 한끼이기에...
부추지짐도 만들다가. 파전도 부쳐서 말아주다가. 그야말로 전쟁터를 능가하는
시간인데 그래도 20년을 넘게 해온 전공분야라 정신잃지 않고 잘해온 업무인데.
앗뿔싸!!
행주가 깜쪽같이 사라지다니....
참으로 이상하다...
에구...... 지난번 잘 다듬어 둔 멸치 처럼 며칠뒤에 나타나든지, 아니면 행주니까......
밤열두시에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의 웃음썩인 한마디는...
"엄마 도시락 가방에 왜 행주를 넣었어!"
"얼마나 웃기던지 전화 해줄려다가 지금 얘기 하는 거야!"
남편과 딸아이의 얘기를 전해 듣던 나는 가출했던 행주의 사연을 듣고
아연실색, 박장대소......
에구 그다음에 찾아오는 허탈감이라니...
아이 도시락 가방에 전날 넣어준 과일 물이 흘러서 닦아 준다는 것이 그만 행주를 그속에다
두고 행주 넣어둔줄도 모르고 학교로 보냈다니...
총명 그자체였던 나였는데...
어찌 이리 심하디 심한 건망증일까....
나이는 속일 수 없음이 인지 상정인가. 자연발생학적으로 자주 발생하는 나의 치매여
제발이지 잠좀 자다오.
세상에 전화기 냉동실에 집어 넣은 아줌마는 봤지만 행주 가출시키는 아줌마는 나 말고
또 누구있으리오....
웃자!!! 웃자!!!! 나의 일상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