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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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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절


BY 임진희 2001-01-04

내가 어릴때는 왜 그랬는지 친구들과 함께 신작로를 달리기를

좋아 했다. 아직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이었는데 뭐가 그렇게

즐거웠는지 꼬맹이들은 언제나 환성을 지르며 뛰어 갔었다.


먼지가 이는 신작로는 별로 차도 다니지 않았고 우리는 목적도 없이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대로 누워 무엇이 즐거운지

하늘을 보며 웃었다.

봄이 되면 뒷산에 올라 진달래를 꺽어 한손에 들고 꽃잎을 먹기도

했었다.

새소리를 들으며 다람쥐와 운이 좋은 날은 산토끼를 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비가 많은 여름이 되면 개구장이 친구 몽이는 소쿠리를 들고

시냇물 속으로 들어가 고기를 잡았는데 나는 그런것은 별로 재미를

못 느꼈는지 함께 잡은 적은 없었다.

몽이는 남자 같은 여자 친구였는데 쑥을 뜯을때도 항상 나보다 많이

뜯었다. 나는 다듬어가면서 뜯는 편이고 몽이는 순식간에 뜯어 넣는

편이였다.

그런 몽이가 지금은 목회자 부인이 되어 조용히 살아 가고 있다.

내가 물고기를 잡지 않아도 우리 오빠가 비가 내린뒤에 송사리를

많이 잡아와서 엄마가 시래기를 넣고 졸여 주시면 정말 맛있게 먹었다



뛰어 놀다 보면 어느새 가을이 ?아와서 볏단을 쌓아 놓은 곳에서

술래 잡기를 하고 풍성한 가을을 어린 마음에도 느꼈다.

논에 볏단을 실러 가는 달구지를 동네 아이들과 함께 타고 가면서

노래를 부르며 가던 우리는 돌아 올때는 볏단을 실고 오기 때문에

걸어 와야 했다.



심심 하면 우리는 고개를 밑으로 하고 다리 사이로 바라보면 늘 보던

경치가 정말 다르게 보여서 그 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날씨기 쌩 하게 추워지면 참새를 잡겠다며 새끼줄에 산태미를 달아서

그 밑에 쌀을 놓고 참새를 유인 했는데 별로 잡히지는 않았다.

조카는 연을 날리고 또 앉아서 타는 스케이트를 만들어 꽁꽁 언 시냇

가에 가서 손시린줄 모르고 스케이트를 탔다.

달이 환하게 비친 밤에도 동네 조무라기들은 전부 시냇가에서 스케이

트를 타다가 미끄러지고 옷이 젖어도 즐겁기만 했다.

우리 아이들은 내가 경험한 것들을 느끼지 못하고 자랐기에 그런

즐거움 조차 이해 하지 못한다.

뭐 하러 추운데 밤에 나가냐고 물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때를

떠올리면 나도 모르게 그리움에 젖는다.

두번 다시 돌아 오지않을 어릴적의 추억은 소중한 기억으로

살아 있는한 내 마음속에 남아 있을것이다.

그렇게 고향은 누구에게나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