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6월26일 맑음
당포초교-권씨사당-종지봉-706봉-790봉-805봉-성주봉정상-반석골-
절골-당포초교
성주봉은 운달산의 지붕이라고 하며 경북 문경의 암봉이 보기좋은
산이지요.
운달산이 육산인데 비해 성주봉은 리찌와 로프산행의 짜릿한멋을
느낄수있는, 자칫 방심하면 사고를 부를수있는 겨울과 한여름의 장마철은 피하는것이 좋을듯싶은 그런산이지요.
어제까지 내리던 비가 그치고 날씨도 화창하고 무더운여름의 한가운데 도착한 산행기점인 당포초교,(9시30분)
마을 초입에 자리한 권씨사당이 있는 넓은공터에 아름드리 느티나무와 잘 가꾸워진 휴식공간, 정겹게 느껴지는 마을을 가로지르며
작은냇가에 만들어놓은 빨래터를 보면서 어릴적추억에 잠시
젖어보았지요.
그래 나 어릴적에도 이런곳에서 빨래도하고 미역도감고 했었지.....
시작부터 오름길의 연속 바람한점없는 후덕지근한날씨
숲속으로 접어들어 어느정도 오르니 200미터가 훨씬 넘을것같은
대 슬랩이 떡 버티고 서있네요.
오늘은 도시락도 따로싸서 남편은 성주봉과 운달산을 종주하는 일진으로 보냈는데 마누라가 걱정되어 가지를 못하고 슬랩에서
여러님들을 도와주고 있더군요.
바위를 좋아하는 저였지만 네발로 기어 오르다 중간에서 밑을 내려다보니 아찔하더군요
경사가 80도는 되는것같고.....
계속 이어지는 바위를 지나 종지봉에 도착하니 전체가 암봉으로
이루워져 소나무와 깍아지른 암릉미가 일품이었지요.
종지봉을 지나 조금가니 완전히 떨어지는 로프에 매달려 내려왔다
다시오르는 706봉, 비에 젖은 바위들이 진흙과 범벅이 되어 오름길을
방해하고 가느다란 로프에 몸을 의지한체 오르니 790봉이 어서오라
손짓하네요.
오늘은 무슨 유격훈련을 하는지 암봉마다 거의 직각에 가까운 로프에
의지하여 790봉을 지나 805봉에 올라서니 마지막 봉우리인 정상이
저만치 다가오고,
여러개의 암봉들을 오르내리느라 힘이 빠지고 지처
이렇게 더운날 산행지로는 좀 무리인것같아요.
가을에 찾으면 정말 멋질것 같은데 그때는 송이채취기간이라
입산금지라하고......
긴장과 스릴속에 도착한 성주봉 이곳에서 운달산까지는 2시간을 가야되니 모두 지처 운달산까지 가기를 포기하고 점심을 먹고 하산하기로 했어요.
남편은 운달산으로 향하고......
오늘따라 컨디션이 안좋아 힘들어하는 나뭇꾼, 옆에서 보살피는
꽃사슴 언제보아도 사랑스런부부지요.
요즘 우중산행의 멋에 빠진 산울림 멋진 산우랍니다.
하산로는 어제내린비로 그대로 미끄럼틀이 되어 방심하면
저아래 낭떨어지로 추락할것같은 구간을 빠져나오니 너덜지대
너무 재미없는 이 구간이 끝도없이 이어지니 안좋은 무릅에 통증이
오기시작 하더군요.
그렇지 않아도 무릅보호대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건만.......
너덜지대를 다 빠져나오니 절골계곡
많은 수량의 맑은물이 힘차게 흐르고, 빨갛게 익은 산딸기가 우리들을 유혹하고, 길가에 핀 야생화와 잠자리, 그리고 매미소리,
과수원의 사과열매와 봉지를 씌어놓은배, 들녁에 자란 파란벼들
그사이를 노니는 왜가리때......
이 모든것이 도심에서 찌들은 심신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것같아요
어릴적 많이보던 풍경들이라 더 정이 가는것이 아닌지.......
상주의 성주봉도 산은 낮아도 난이도가 있는산이더니
오늘은 다른날보다 너무 힘든 산행었어요.
함께한 꽃사슴과나뭇꾼 산울림님 우리부부 다음주에도 어느산을
오르고 있겠지요. 이 계절이 가기전에 푸르름을 만끽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