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이었습니다.
저녁 무렵 무심코 텔레비젼을 보고 있자니, [칭찬합시다]
라는 프로가 나와요.
거기에 나오는 내용을 보고 잠시 가슴이 울컥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졌었습니다.
아직 청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앳된 어떤 남자가
자신이 중증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잃지 않고
살면서 시집을 몇 권 내기도 했다는 내용이었어요.
단순한 질병이나 사고도 아닌.... 어떻게 보면 태어날
때부터 이미 가지고 나온 병인 듯 했습니다.
온 몸의 근육이 무력해지고, 손과 발, 팔과 다리...
그 모든 중요 신체부위가 거의 뼈만 남다시피 말라버려,
고목나무처럼 되어버리다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그런 중증의 질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을 이미 털어낸 사람 같았습니다.
현재로서는 그 병에 대해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어서,
그저 자신의 몸이 찰나찰나 죽어가고 있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도 그는
너무도 의연했습니다.
오히려 간간히 옅은 미소를 지으면서 구차하게 삶을
구걸하지 않는 모습은 너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의 시는.....
바로 그런 그의 마음에서 출발하여 담담한 슬픔과
희미한 희망을 노래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의 절망과 희망이란....
어찌보면 그저 머리속에 떠오르는 감정의 유희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이런 말을 해요.
절망이란 거, 정말 자기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절대로
절망이라고 볼 수도 없는 일에, 사람들이 너무도 쉽게
좌절할 때 그가 갖는 마음이란 것이 어떤가하는 것을 요.
몸이 절대적으로 부자연스러워서 잠시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어보이는 그는, 모든 생활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
없이 힘들어지고 있을 때에도 담담해했습니다.
이제는 손의 힘조차 약해져서 글씨를 쓸 수조차 없게
되어간다는 말을 하는 그에겐.....
사람의 마음을 시리게 하는 그 무엇이 있었습니다.
우리네 인생사가 비록 아무리 슬프고 고달프다 해도,
자신의 몸을 스스로 지탱할 수조차 없는 고통과 어찌
비길 수 있을까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점점 굳어가는 그 몸으로, 무슨
꿈과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싶은 절망속에서도
사는 날까지 열심히 살고 싶다던 그.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가 이렇게
말했어요.
이 세상에서 자기가 해야하는 일 다 마치고 돌아가야
할 때가 되어 가는 거라고.
생명의 소중함을 역설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죽음이란 삶의 반대되는 의미가 아니라, 어쩌면 삶의
제일 마지막 단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무엇이든 영원한 것이 무엇 있을까요.
다만 자신이 돌아갈 때를 알고, 그 때가 올 때까지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삶의 몫을 다하는 것.
바로 그것을 그는 이야기하고 싶었나봅니다.
척박하고 고통스런 그의 삶이지만, 누가 감히 그의
인생을 헛되다 할 수 있을까요.
그가 생을 다 마치도록, 항상 희망과 용기가 그의 삶에
빛이 되길 빌어봅니다.
칵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