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무님.
4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어제 낮 한가로운 틈을타
아파트 담장에 넝쿨 장미를 가만히 들여다 보았답니다
머지않아 싹을 틔우고
붉은 피를 뿜어 내듯 장미꽃들이
온통 아파트 담장을 빨간 물감 뿌려 놓을것 처럼
금방이라도기염을 토할듯이 봄 햇살을 흠뻑 쪼이더이다
여전히 다시 봄이 오고
여름이 올것이며
우리는 그렇게 늙어 가나 봅니다.
해마다.. 붉은 넝쿨 장미의 진한 향을 코끝으로 느끼며
장미의 고혹적인 아름다움에 흠뻑 취했건만.
이제는 장미의 진한 향기에
해무님을 기억 할것이며 오월의 잔인함에
슬픔 장미의 전설을 기억 할것 입니다.
왜 장미향 그윽한 계절에 가셨나요.
왜 화려한 계절에 당신은 가셧나요.
왜..하필..
작년 이맘때
뉴욕의 안개낀 새벽 거리를 마치 헤엄 치듯 걸어서
자신의 불편한 다리를 전혀 느끼지 못해서 행복했다는 당신 이였는데
벌써 1주기가 다가오는군요
당신의 아내가 제게 워싱턴서 메일을 보냈습니다.
간결 하면서도 깔끔한
당신의 아내의 메일을 보고보고 또보았습니다.
나의 남편이 인생의 종착역에서
어떤 여인으로 인해서
또다른 생을 시작 했으니 죽은 남편을 대신해서 감사 하다는 글이였습니다.
역시 해무님의 아내다웟습니다.
가장 소중한 아내라고
가장 사랑하는 아내라던 당신의 내자가
슬픔을 억누르고 보낸 메일이 역력했습니다.
해무님은 참 행복한 분이셨습니다.
당신의 선배 청조님 뉴욕 까지 가셔서
당신의 죽음을 보셧으면서도
제겐 숨기셧드라구요..
""청조님..해무님 고통없이 편안히 가셧나요?""
여쭸더니..제가 혹 가슴아파할까봐
뉴욕 까지 가신걸 숨기셧나 봅니다..
저의대한 배려였구나는것을 오늘에서야 알았 답니다..
해무님은 참으로 행복 하신 분이였습니다.
남편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아내가 있어 행복하고
배려할줄아는 아름다운 남자 청조 선배가 있어서
해무..당신은 행복한 남자였습니다..
나는 당신이 사랑하는 당신의 아내랑
여름에 잠시 귀국하면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식사를 한끼 하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내와 오래도록 연을 맺고 싶습니다
당신의 아내의 허락을 기다리렵니다..
해무님..
이제는 편히 가소서..
목발 짚고 살았던 이승에서의 슬펐던 생은 이제 잊으소서.
이승과 당신의 인연은 악연 이라 여기지 마시고
선한 당신의 아내와 두 딸과 그리고 도영 이가 존재하는 이승이라 생각 하시고 부디 원망 마소서..
늘 저는 해무님을 기억 하겟습니다
얼굴도 목소리 조차도 모르는 당신을
기억 하겠습니다
늘..
친구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