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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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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와 내 꼬추


BY 마음자리 2003-06-24

다섯살 무렵의 흐릿한 어느 늦가을 새벽.

"익아~" 나직하게 날 부르는 소리.
"으응..."

음냐음냐~ 새벽 단잠에 맛있게 빠져있는 나를 큰고모가 토닥토닥
가슴 두드리며 살며시 깨웁니다. 외지에 나가서 근무하는 고모부를
기다리기 지루하면 입담 좋은 큰고모는 우리 집에 와서 자주 주무셨습니다.

"어제 밤에 도깨비가 집에 들어왔는데..."
"응~" 서서히 맑은 정신이 돌아옵니다.

"너거들 잡아 먹을려고 해서 고모가 막 싸웠는데..."
"응!"
"이 도깨비 놈이 고모한테 지고 도망가면서 그만!"
"응!"
"니 꼬추를 뚝 떼어서는 도망을 가더라~"
"응?"
"고모가 니 꼬추 찾을라고 막 따라나가다가..."
"응!"
"마루에서 쭐떡 미끌어져서...놓쳤는데..."
"그래서?" 침 꼴깍 넘어가는 소리.
"마침 해가 휘뿌옇게 떠올라서 그 도깨비가..."
"응!"
"니 꼬추를 대문 앞에 내 팽개치고 도망갔다."
"........"

나는 이불 속에서 꼼지락 꼼지락 내복 속에 손을 넣고...
혹시나 싶어서 만져봅니다.

"내 꼬추 요기 있는데...헤헤~"
"있제? 근데 그거..."
"응!"
"니 일어나서 놀랠까봐 내가 얼른 만들어 붙여 놓은거야~"
"정말로?"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고모를 쳐다보았지만...
"니 꼬추 없으면 애기도 못 낳는데 우짤래~"
"......."  그럼...안 되지...

 

나는 슬슬 걱정이 됩니다.

"좀 줏어오지..."
"응...넘어지면서 발을 삐어서 못 걷겠더라. 누가 주워 가버리면
안될텐데..."
"내가 주워오께~"
"꼬추 줍고나면 그 근방에 신문도 같이 주워 온나~"
"응~"

대청 문열고 쪼르륵 달려나가면 늦가을 찬 기운에 발걸음은 빨라
지고...대문 앞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꼬추는 없고 댕그마니 신문
만 한 부~

큰 걱정 머리에 담고 돌아오면서 대청에 놓인 요강에 밤새 탱탱해진 오줌보를 비웁니다.

"고모야~"
"와?"
"신문만 있고 내 꼬추는 없더라~"

그 새에 잠깬 형과 누나들은 키득대고...고모는 심각하게...

"내가 꿈꿨나...?"
얼른 신문을 펼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