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또 한차례 가슴앓이를 한다.
15년동안 나는 내 집을 가지고 살면서, 왜 집이 필요하느냐고..
아마도 인구가 많지 않은 지방인지라 늘 그렇게 말했던것에 대한 갚음일까..
작년 봄 내 집에 가압류가 되어 있다는걸 우연히 알았다.
그때의 충격, 무엇이든 혼자서 마음대로 행하는 남편과 사업한다면서
여기저기 닥치는대로 돈을 만들어 멋지게 사용했던 시동생의 합작품이었다.
몇달이 지난 가을 경매에 들어간다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어이없음과 황당함의 사건들...
돈을 만들어 그 빚을 갚을까 생각도 했지만..그걸 정리하면 또 다른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결국 난 남편을 남기고 정든집을 나왔다.
지금 내가 살던 집은 이층에 세들어 살던 사람들이 사서 살고 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집은 남의집 전세..
부족한 돈은 빌려서 얻은집이다.
세를 얻을때 은행에 삼쳔만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지만
3층상가 건물이라서 개의치 않았다.
한달전 어느날..집주인에게 전화를 했는데 번호가 모두 바뀌었다.
혹시나 하여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금년 1월에 또 사천만원이 넘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다시 시작된 가슴앓이..
지금 당장 무슨일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어이할까..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지 않았는가.
노심초사하기를 한달..
살은 쑥쑥빠지고, 입맛도 사라지고, 소심한 성격이라 신경성에 체하기를 여러번..
당장 나가버려야지...
사랑방신문에 집을 내 놓았다.
두건이나 은행에 저당되어 있는데 임자가 있을까?
집세가 집에 비하여 싸서 그런지 등기부등본을 떼어보고도 오겠다는 사람이 있었다.
오히려 언제 이사갈거냐고 통사정이다.
이런 횡재가 있는가~~~~~
그런데 잠시 생각해보니 내가 갈집이 없는거다.
계약을 하겠다고 온 사람을 돈을 받지 않고 다시 돌려보내고..
몇군데 집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소액으로 지금 살고 있는 규모의 집을 구하기는 정말 어려운듯했다.
작년 가을 처음으로 집을 구하러 다닐때의 아픈기억들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오늘도 두군데 둘러보고 지친 마음에 그냥 눌러살까?..생각중이다.
내집을 떠나서 낯선동네와 낯선 남의집살이에 그리도 적응하기가 힘들더니..
이제 겨우 안정하고 살아가려는데
다시 아픈기억속에 가슴앓이란 말인가.
종종 신을 원망한다지..나도 원망한번 해 볼까?
성실히 사는대로 보상을 받는다면 난 많은 보상을 받아야함에도,
웬지 기운도 떨어지고, 더욱 의기소침해지는 시간들,
한자락 남은 교만함이 씨앗마저 사라지는 듯하다.
아주 낮고 낮은 자리에 앉아서
내 살던 지난시간들을 돌아본다.
내안에 희망과 절망의 두마음을 동시에 품고서...